작년 고금리에 대출규제 겹친 영향 “돈줄 막힌 저신용자 대책 세워야”
고금리에 각종 대출 규제까지 맞물리면서 저신용자들이 새로 받아간 카드론(장기카드대출)이 지난해 하반기(7∼12월) 들어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돈줄이 막힌 일부 저신용자들이 불법 사금융 등으로 내몰릴 우려가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 등 7개 카드사의 개인 신용평점 700점(KCB 신용점수 기준) 이하 저신용자 대상 카드론 신규 취급액은 지난해 1분기(1∼3월) 3조4525억 원에서 4분기(10∼12월) 1조9749억 원으로 줄었다. 저신용자 카드론은 2분기(4∼6월)에는 3조4646억 원으로 유지됐지만 3분기 2조8292억 원으로 감소했다가 4분기는 더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카드론은 금리가 비교적 높지만 신용카드 이용자가 손쉽게 돈을 빌릴 수 있어서 중·저신용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대출 상품이다. 이런 카드론이 축소된 것은 대출 규제와 시중금리 상승 등의 요인이 복합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가계 부채 관리를 위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신규 대출을 막는 가운데 최근 급격히 오른 조달 금리 때문에 카드사들이 대출 금리를 높이고 카드론 규모 자체도 줄였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들 7개사 카드론의 평균 금리는 지난해 1분기 13.3∼17.4%에서 4분기 14.5∼19.0%까지 높아지며 법정 최고금리(20%) 수준에 근접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