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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여파’ 이집트 등 20개국 구제금융 대기

입력 | 2023-02-14 03:00:00

[우크라이나 전쟁 1년]
레바논, 자국 화폐가치 97% 낮춰
페루는 비료값 급등에 감자 흉작




우크라이나 전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파키스탄, 레바논 등 개발도상국은 부도 직전에 처했다. 이로 인해 파키스탄, 페루, 스리랑카에서는 최고지도자가 중도 사퇴했지만 이후 불복해 정정 불안도 상당하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2일(현지 시간)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부채 위기를 우려하고 있다”며 신흥시장과 저개발국 경제가 전쟁으로 인한 식품 가격 상승, 통화가치 하락 등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통신 또한 최근 이집트 등 IMF의 구제금융을 받으려는 국가가 최소 20개국이라고 전했다.

레바논 중앙은행은 1일 레바논파운드 가치를 기존 미 달러당 1507파운드에서 1만5000파운드로 97% 낮췄다. 현 화폐 수준이 시장 가치를 반영해야 구제금융을 해줄 수 있다는 IMF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레바논은 180만 달러(약 22억 원)의 유엔 분담금조차 못 내 지난달 17일 유엔 투표권까지 박탈당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비료값 급등으로 주식인 감자 흉작을 겪은 페루 또한 지난해 12월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이 취임 16개월 만에 탄핵당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페루의 러시아산 비료 의존도는 70%다. 카스티요 전 대통령과 지지층은 탄핵에 강하게 불복하고 있다. 이로 인한 반정부 시위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스리랑카는 우크라이나 전쟁 후 개도국 중 최초로 지난해 5월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했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에 참여해 천문학적 빚을 진 상황에서 전쟁과 코로나19로 핵심 산업인 관광업마저 타격을 입었다. 이에 고타바야 라자팍사 전 대통령이 사퇴했고 정정 불안 또한 이어지고 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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