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금 갖고 튀었어. 3일째인데 안 잡혔어.”
지난달 29일 오후 11시 반경 대전 동구 용전동을 지나던 한 택시 안. 충북 청주시에서 A 씨(19)를 태우고 이곳까지 온 운전기사 B 씨는 차 안에서 A 씨의 통화 내용에 귀를 기울였다. 작은 목소리로 소곤거리던 A 씨의 통화 내용에 운전기사는 이상한 예감이 들었다. 운전기사는 때마침 A 씨가 “택시비가 없다. 지인으로부터 빌려 계좌로 송금해주겠다”고 하자, A 씨를 차 안에서 기다리도록 한 뒤 차 밖에서 112에 ‘수상하다’며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A 씨를 지구대로 데리고 온 뒤 때마침 배터리가 소진된 A 씨 휴대전화를 충전토록 한 뒤 시간을 끌며 충북 청주시와 충북 인근 지역에서 금은방 털이 사건이 발생했는지 확인했다.
경찰이 뒤늦게 확인한 택시 블랙박스 영상에는 조수석에 타고 있던 A 씨가 전화로 지인과 “나 금 들고 튀었어, 안 잡혔어. 지금 3일째인데”라고 말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녹화돼 있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