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이 강진으로 처참하게 부서진 틔르키예 안타키이 지역에서 이재민들에게 구호품을 나누어 주고 있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제공
지진 피해 현장에는 세계 각국의 응급구조팀뿐만 아니라 민간 봉사자들의 도움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서도 이들을 돕기 위한 민간 구호단체들이 직접 튀르키예 땅을 밟았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은 지진 발생 바로 다음날 긴급 구호팀을 꾸려 튀르키예로 출발했다. 20시간의 비행 끝에 7일 오후 3시 아다나 공항으로 입국한 구호팀은 다시 13시간을 차량으로 이동해 다음날 오전 4시 반 강진 피해를 입은 튀르키에 남부지역 안타키아에 도착했다.
안타키아 시내를 둘러본 봉사단 단장 조현삼(64) 목사는 “거의 대부분의 건물이 무너져 내렸고, 시선을 둘 곳이 없을 정도로 처참한 광경 이었다”며 현지 상황을 전해왔다. 조 목사는 “현장에선 구조대가 생존자를 찾기 위해 건물 잔해를 뒤지고 있는데 생존자가 발견 되는 것을 거의 보지 못했다” 며 안타까워했지만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안타키아 지역 주민들이 큰 혼돈 없이 질서정연하게 구호품을 받고 있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제공
튀르키예 교민들도 봉사단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스탄불에서 5명, 이즈밀에서 3명, 아다나에서 4명, 앙카라에서 11명의 봉사자가 안타키아로 달려왔다. 이스라엘에서도 2명의 자원봉사자가 동참했다. 현지인들도 한국 봉사팀에 물심양면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고 한다. 구호트럭이 도착하면 동네 사람들이 나와 직접 물건을 나르고 배분하는 일을 돕고 있다.
튀르키예 이스탄불, 앙카라 등지의 한국 교민 20여명도 봉사단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제공
구호품을 한참 나누고 있는데 세 명의 현지인이 한국 정부가 발행한 서류 하나를 들고 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6.25전쟁 참천 용사들에게 전달한 감사장이었다. 봉사팀은 참전 용사 가족들을 포함해 50여명의 주민들에게 충분한 식량과 생필품을 보냈다. 이 광경을 지켜본 봉사단의 성백철(50) 씨는 “전에는 우리가 도움을 받았지만 이제 우리가 이들을 도울 차례다”며 가슴 뿌듯해 했다.
여진에 대한 우려로 인해 이재민들과 함께 텐트를 치고 숙식을 해결하는 일이 힘겹긴 하지만 봉사단의 활동은 쉼이 없다. 구호팀은 현재까지 담요 6500장, 속옷 1만 2500장, 화목난로 100개, 매트리스 50개, 각종 생필품과 식량 등을 10톤 트럭 8대에 실어 이재민들에게 전달했다.
봉사단은 10톤 트럭 8대 분량 구호품을 현지인들에게 전달했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제공
과거 도움을 받았던 형제의 나라에 다시 도움을 주고 있는 봉사단.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제공
봉사단이 전해준 담요를 몸에 감싼 한 노인이 밝은 웃음을 보이고 있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제공
지진으로 가족과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이재민들 위로하고 있는 조현삼 봉사단장.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제공
한국 봉사단이 전달한 쌀을 받아 들고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있는 현지 주민.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제공
이재민들은 한국 봉사자들의 손등에 입을 맞추고 볼을 부비며 최고의 감사와 존경을 표했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제공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