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무집행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2.13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주가 조작 의혹과 대장동 관련 의혹에 대해 ‘쌍특검’을 추진하는 가운데 캐스팅보트를 쥔 정의당은 일부 의견은 민주당과 같이하면서도 일부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등 특검 정국에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동안 제기됐던 ‘2중대’ 논란에서 벗어나고 야권에서 선명한 자기 색을 드러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50억 클럽’ 의혹과 관련해 “국민적 눈높이에서 성역 없는 수사를 벌일 진짜 국민특검, 공정과 상식 특검을 여야에 공식 제안한다”고 밝혔다. 다만 대장동 의혹 전반에 대해 특검을 추진하자는 더불어민주당의 의견과는 선을 긋고 있다.
정의당은 김 여사 특검에 대해서도 민주당과 달리 유보적인 입장이다. 지난 12일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김 여사에 대한) 특검은 지금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며 “소환 조사가 먼저 진행돼 명명백백히 밝히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당시 정의당은 총선 실패에 이어 지난해 6·1 지방선거에서도 기초단체장을 1석도 가져가지 못하는 등 초라한 성적표를 거두며 사상 초유의 비례대표 의원 총사퇴 권고 당원 총투표가 추진되는 내홍을 겪었다. 현재 정의당은 본격적인 재창당 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이후 정의당은 민주당과 다른 야당의 선명성을 드러내기 위해 시도 중이다. 정의당은 대장동 ‘50억 클럽’에 대한 특검을 추진하면서도 관련 의혹에 연루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에 대해선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검 추천도 국민의힘·민주당 등 거대 양당이 아닌 비교섭단체(정의당·시대전환·기본소득당) 3당이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민주당과 느슨하게 손을 잡으면서도 역할에 대해선 확실하게 선을 긋고 있다.
특히 민주당이 검찰의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를 정치보복으로 규정하는 상황에서 또다시 일방적으로 민주당 편들기를 하는 건 자칫 또다른 ‘2중대 논란’을 부를 것이란 점도 부담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소위 이야기하는 ‘2중대 프레임’에 눌려서 오히려 이 눈치, 저 눈치를 보며 판단하는 정치 행위는 더 이상 하지 않겠다”며 “지금 특검을 반대한다면 국민의힘 2중대고, 특검을 찬성한다면 민주당 2중대라는 양강 구도의 논리 안에서 정의당의 판단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