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부경대 ‘디지털금융학과’ 신설 2024학년도부터 20명씩 선발 계획 금융산업 선도할 핀테크 인재 양성 부산-경북대 ‘인공지능전공’ 수업, 내달부터 화상회의로 수강 가능
부경대와 동서대는 공동 학과로 운영되는 ‘디지털금융학과’를 신설해 내년부터 신입생 20명씩을 선발한다. 학생들은 두 캠퍼스를 오가며 수업을 듣고 4년 뒤에 두 대학의 학위를 모두 받는다. 동서대 장제국 총장(왼쪽)과 부경대 장영수 총장이 지난해 8월 첨단 분야 공동 학과 신설 등을 위해 업무협약을 한 뒤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부경대 제공
부산의 대학들이 공동학위제 학과를 신설해 주목을 끌고 있다. 공동학위제는 두 대학이 교원과 교육시설을 공유하며 함께 공동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이다. 4년간 두 캠퍼스를 오가며 수업을 이수한 학생은 양 대학의 학위를 모두 받을 수 있어 취업 등에서 다양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 동서대-부경대 디지털금융학과 공동 운영
부경대와 동서대는 공동 학과로 운영되는 ‘디지털금융학과’를 2024학년도부터 운영한다고 14일 밝혔다. 양 대학에서 신입생 20명씩 각각 선발할 계획이다.
이 학과는 지역의 금융 산업을 선도할 핀테크 전문 인재 양성을 목표로 삼는다. 학생들은 양 대학을 오가며 재무금융이론과 수학통계이론, 데이터과학, 블록체인 등의 과목을 수강한다. 부경대 김동수 기획부처장은 “학생들은 저마다 전문 분야가 다른 두 대학의 교수로부터 양질의 강의를 충분히 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동학위제 추진을 위해 사립대(동서대)와 국립대(부경대)가 연합한 것은 국내 처음이다. 두 대학은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동서대 이철진 기획부처장은 “핀테크나 인공지능(AI) 등 첨단 분야 학과를 신설하려면 초기에 교육시설 구축 비용이 많이 든다”며 “두 대학이 학과를 함께 운영하면 이런 부담을 반으로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대학은 졸업생들이 부산 지역 금융업계로 진출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이 기획부처장은 “부산으로 이전한 금융공기업은 지역 출신 인재를 전체의 약 30% 의무 채용해야 한다”며 “여러 금융공기업이 4년간 핀테크 등의 디지털 금융 분야를 심층적으로 학습한 졸업생을 반길 것”이라고 말했다.
● 부산대-경북대 ‘인공지능전공’ 운영
부산대 김종덕 정보컴퓨터공학부 학부장은 “부산대가 인공지능의 소프트웨어 분야 학문에 강하다면 경북대는 하드웨어 분야 교수진이 우수한 측면이 있다”며 “학생들이 두 대학의 교수에게 골고루 수업을 들으며 전문성을 쌓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총 8개 학기 가운데 다른 대학의 수업은 최대 4학기까지 들을 수 있다. 줌(Zoom) 같은 화상회의 플랫폼으로도 수강할 수 있다. 하지만 두 학교는 학생들이 최소 1학기 이상은 입학한 학교가 아닌 학교에서 오프라인 수업을 듣도록 권고할 예정이다.
지역 거점 국립대를 대표하는 두 대학은 이 같은 연합으로 첨단 학문에 주도권을 쥔 수도권 대학, KAIST 등과 경쟁에 나설 계획이다. 김 학부장은 “학생을 가르치는 것만큼 의미 있는 연구 결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기에 우수한 교원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지역 대학도 세계에서 인정받는 첨단기술 분야 연구 대학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