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뉴스1
국민의힘 주호영,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이 이틀 동안 이어졌다. 올해 교섭단체 대표 연설은 처음이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를 동시에 걱정해야 하는 심각한 복합위기 상황인 만큼 여야의 책임 있는 자세를 기대했지만 연설의 대부분은 ‘상대 탓과 비난’으로 채워졌다. 적대적 대치만 거듭하는 여야의 실망스러운 모습만 재확인하고 끝난 것이다.
주 원내대표는 어제 연설에서 “이재명 대표가 여러 가지 부정부패 혐의를 받고 있는 것은 민주당뿐 아니라 국회 전체 위신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고 했다. “문재인 정권 5년 전체가 내로남불의 역사였다”고 규정한 뒤, 이 대표 수사가 정치 탄압이라는 주장 역시 “내로남불”이라고 했다. 민주당의 입법 독주를 비난하며 “의회민주주의 붕괴” “법치주의 형해화”라고 비난했다.
박 원내대표는 그제 “윤석열 정부 9개월의 총평은 ‘눈 떠보니 후진국’”이라며 “위기의 대한민국의 문제는 윤 대통령”이라고 했다. “최악의 리더십” “최악의 무능정권” “검사들의 대장” “오징어게임 프런트맨” 등 거친 표현을 동원했다. “검찰과 재판부, 대통령실이 삼위일체가 돼 ‘김건희 구하기’에 나섰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고 했다.
여당은 야당 탓, 야당은 대통령 탓만 하는 사이 위기 극복의 동력이 될 주요 경제 민생법안들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법적 공방까지 겹친 탓에 협치는커녕 상대의 양보나 굴복 없이는 국가위기 극복에 손을 맞잡을 생각이 없다는 태도인 듯하다. 누구 말대로 우리 정치는 여전히 4류에 머물러 있다. 국회의 책임은 방기한 채 삿대질만 반복하는 정치를 언제까지 봐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