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물가 3년만에 20% 넘게 상승 한파 영향… 인건비-가스비도 올라
대학생 이모 씨(23)는 최근 프랜차이즈 분식집에서 김밥을 시켰다 가격을 보고 놀랐다. 제육김밥 한 줄당 5500원, 돈가스김밥 6000원, 2줄에 총 1만1500원을 내고 보니 일반 밥값과 다를 게 없었다. 이 씨는 “더는 저렴하게 즐기던 그 김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고물가와 자재비 인상 등이 겹치면서 일선 분식점에서 기본 김밥 한 줄이 5000원을 넘겼다. 속재료가 추가될 경우 7000∼8000원대까지 올라 ‘김밥 플레이션’이란 말이 나온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월 소비자물가지수 김밥 부문은 2021년 8월 이후 17개월 연속으로 상승했다. 특히 외식 대표 품목 39개 중 전달 대비 상승률이 11%로 가장 높았다.
다른 재료값도 많이 뛰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14일 국내산 참깨 500g 가격은 1만6138원으로 평년 대비 23.1% 올랐다. 김(마른김 10장)도 999원으로 전년 대비 9.1% 올랐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참기름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6.1% 증가했다.
가스비 등 운영비 인상 압박도 서민 음식인 김밥 가격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업무난방용 가스 도매요금은 MJ(메가줄)당 34.69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6% 증가했다. 경기 고양시에서 프랜차이즈 김밥집을 운영하는 A 씨는 지난해 말 일부 품목 가격을 500원씩 인상했지만 재료값 부담에 추가 인상을 고민 중이다. A 씨는 “간편히 즐기는 김밥 가격을 또 올리면 손님이 줄 것 같아 비용을 줄이려고 노력하지만 가스비 등 고정비 자체가 너무 올라 압박이 크다”고 말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