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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대 車회사 키운 도요다 눈감다

입력 | 2023-02-15 03:00:00

日 도요타자동차 명예회장 별세
북미 첫 생산거점 마련-렉서스 출시
日 경제단체 경단련 회장 맡기도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 일본 도요타자동차 도요다 쇼이치로(豊田章一郎·사진) 명예회장이 심부전으로 별세했다고 NHK방송을 비롯한 일본 언론이 14일 보도했다. 향년 97세.

도요다 명예회장은 1925년 일본 나고야에서 도요타자동차 창업자 도요다 기이치로 전 사장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나고야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건설회사, 수산물 가공업체 등에서 일하다가 부친이 사망한 뒤인 1952년 도요타자동차에 이사로 입사해 1981년 사장에 취임했다. 1999년 명예회장에 오르며 경영 일선에서는 은퇴했지만 2009년 장남인 도요다 아키오 현 사장이 취임하는 데 힘을 발휘했다. 1994년에는 일본 최대 경제단체 경단련 회장을 맡았다.

도요다 명예회장은 사장 시절 도요타 첫 북미 생산 거점인 미국 켄터키주 공장 설립을 결정했다. 도요타 켄터키 공장은 1988년 캠리를 시작으로 도요타 주요 자동차를 생산하며 미국 현지화의 중추 역할을 했다. 특히 도요타가 독일차, 미국차에 밀려 값싼 브랜드로 취급받던 1980년대 고급 브랜드 개발을 추진한 결과 1989년 렉서스를 출시해 큰 인기를 모았다. 2007년에는 자동차 업계에서 쌓은 공적을 인정받아 미국 자동차 명예의 전당에 헌정됐다.

그는 한국에도 몇 차례 방한했다. 도요타는 2000년 일본 자동차 회사 중에서는 처음 한국 법인을 세운 뒤 캠리 아발론 같은 일반 양산 차량이 아닌 렉서스로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도요다 명예회장은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한국차와 경쟁하려면 고급 브랜드를 들여와야 한다고 판단해 렉서스 판매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