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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 치트키’ 픽업트럭 전성시대…선택지 확 넓어졌다[원성열의 카이슈]

입력 | 2023-02-15 11:00:00

일상, 레저, 화물까지 아우르는 넘치는 활용성
2000만원대에서 9000만원대까지 다양한 선택지
엔트리 모델에서 끝판왕 초호화 모델까지 OK




GMC  시에라, 포드 레인저, 쉐보레 콜로라도, 렉스턴 스포츠 칸, 지프 글래디에이터(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쌍용차, GM, 포드 지프  제공

일상 주행용 자동차로의 활용성에 레저, 화물까지 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차종이 픽업트럭이다. ‘만능’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의 다양한 활용성을 지닌 픽업트럭의 매력에 소비자들이 눈뜨기 시작하면서 시장과 차종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2000만원대 엔트리 모델에서 9000만 원대 끝판왕 럭셔리 모델까지. 현재 내수 시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픽업트럭의 종류와 매력을 살펴봤다.
●2000만~3000만 원대 :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칸’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칸’  쌍용차 제공

픽업트럭이 단순한 화물용으로 치부되던 시절부터 국산 픽업트럭 시장을 지키던 터줏대감이다. 현재는 렉스턴 스포츠(숏바디, 전장 5095m)와 렉스턴 스포츠 칸(롱바디, 전장 5405m ) 두 종류로 출시되고 있다.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칸’ 인테리어 쌍용차 제공

우선 가격이 매력적이다. 렉스턴 스포츠는 2594만 원, 칸 모델은 3065만 원부터 손에 넣을 수 있다. 더 매력적인 모델은 렉스턴 스포츠 칸이다. 차체 크기(전장 5405mm, 전폭 1950mm, 전고 1855mm, 축거 3210mm)와 적재 능력만 놓고 보면 어떤 수입 픽업트럭에도 뒤지지 않는다.

1262L의 넉넉한 적재 공간을 확보한 ‘렉스턴 스포츠 칸’ 쌍용차 제공

렉스턴 스포츠를 기반으로 310mm 확장된 ‘대형 유틸리티 데크’를 적용해, 적재 용량이 렉스턴 스포츠보다 24.8% 늘어난 1262L다. 다양한 레저 활동은 물론, 넉넉한 화물 적재 능력까지 갖췄으니 인기를 누릴 수밖에 없다. 렉스턴 스포츠& 칸은 내수 시장에서 2년 연속 2만5000대 이상이 판매되며 쌍용차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렉스턴 스포츠&칸으로 오프로드 주행 성능은 랜드로버, 지프가 부럽지 않은 수준이다. 쌍용차 제공

가성비만 돋보이는 것은 아니다. 픽업트럭이 지녀야 할 본연의 능력도 출중하다. 사륜구동 시스템(옵션)을 선택하면 어떤 수입 SUV나 픽업트럭이 부럽지 않은 험로 주행 능력을 누릴 수 있다. 노면 상황에 따라 4WD High 또는 Low 모드를 선택할 수 있고, 험로 탈출에 필수적인 차동기어잠금장치(Locking Differential)도 장착되어 있다.

아찔한 경사로 다운힐 코스에서도 안정적인 주행 능력을 선보이는 렉스턴 스포츠 칸.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차동기어 잠금장치가 장착된 쌍용차의 SUV 모델들은 일반 차동기어장치가 적용된 모델에 비해 등판능력은 5.6배, 견인능력은 4배가량 우수한 성능을 발휘(자체 연구소 측정치)한다는 것이 쌍용자동차 측의 설명이다.

한쪽 바퀴가 허공에 뜨는 모굴 코스를 여유롭게 공략하는 렉스턴 스포츠 칸.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실제 오프로드 사면 경사로와 한쪽 바퀴가 완전히 허공에 뜨는 모굴 코스에서 테스트 주행을 해 본 결과 기대 이상으로 여유로운 험로 주파 능력을 발휘했다. 등판능력만 놓고 보면, 지프나 랜드로버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렉스턴 스포츠(숏바디)의 가격은 2594만 원, 렉스턴 스포츠 칸(롱바디)은 3065만 원부터다.

●4000만원대: 쉐보레 ‘콜로라도’

최대 80cm의 도강 능력을 자랑하는 쉐보레 콜로라도. GM 제공

쉐보레 콜로라도는 국내 시장에서 수입 픽업트럭 전성시대를 연 상징적인 모델이다. 출시 전에는 성공을 반신반의했지만, 2019년 10월 출시 이후 2023년 1월까지 총 1만3016대가 판매되며 GM의 베스트셀링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GM의 마케팅 전략도 주효했다. 정통 아메리칸 수입 픽업트럭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가격은 4000만 원 초반으로 책정, 압도적인 가성비로 단숨에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쉐보레 콜로라도는 최대 3.2톤에 이르는 초대형 카라반을 견인할 수 있다. GM 제공

강력한 주행 성능은 물론 픽업트럭의 필수 요소인 출중한 견인 능력을 갖춘 것도 인기 요인이다. 콜로라도는 최고 출력 312마력, 최대토크 38kg.m의 넉넉한 성능을 발휘하는 고성능(3.6 V6 직분사 가솔린) 자연 흡기 엔진을 탑재하고 있으며, 최대 3.2톤에 이르는 초대형 카라반을 견인할 수 있다.

쉐보레 콜로라도는 운전자가 더욱 쉽게 트레일러 결착을 할 수 있는 ‘히치 어시스트 가이드라인’ 기능을 갖추고 있다. GM 제공

첨단 트레일러링 시스템도 갖췄다. 고속 주행 시 발생할 수 있는 트레일러의 스웨이 현상을 방지해주는 스웨이 컨트롤 기능이 포함된 차체 자세 제어 시스템이 안전한 여행을 가능하게 해준다. 또한 운전자가 더욱 쉽게 트레일러 결착을 할 수 있는 ‘히치 어시스트 가이드라인’, 언덕에서 밀리지 않는 재출발이 가능한 힐 스타트 어시스트 시스템 등 다양한 트레일링 특화 기술을 탑재하고 있다.

100년 역사가 만들어낸 꼼꼼한 편의사양도 콜로라도의 매력 포인트다. GM 제공

100년 이상의 역사를 거치면서 높아진 완성도 역시 콜로라도의 매력이다. 픽업트럭 소유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사양들을 꼼꼼하게 채워 넣었다. 적재함에는 미끄럼 방지를 위한 스프레이온 베드라이너(Spray-on Bedliner) 코팅을 해 부식이나 손상 걱정 없이 각종 짐을 적재할 수 있다.

강인하고 거친 느낌을 강조한 쉐보레 콜로라도 인테리어. GM 제공

또한 적은 힘으로도 안전하고 부드럽게 테일게이트를 여닫게 해주는 이지 리프트 및 로워 테일게이트, 적재 및 하차를 편리하게 해주는 코너 스텝 및 코너 핸드 그립, 어두운 곳에서 적재함을 비추는 카고 램프 등 헤리티지를 느끼게 해주는 충실한 편의사양 그 자체가 경쟁력이다. 쉐보레 콜로라도의 가격은 4050만~4889만 원이다.
●6000~7000만 원대 : 포드 ‘레인저’

전면의 시그니처 C-클램프 헤드라이트와 그릴을 가로지르는 바를 통해 더욱 다부진 인상을 풍기는 4세대 레인저. 포드 제공

아메리칸 머슬카의 강인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포드 레인저는 시장을 선점한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칸과 쉐보레 콜로라도의 인기에 밀려 판매가 주춤했던 것이 사실이다. 절치부심한 레인저는 오는 3월 상품성을 대폭 강화한 4세대 신형 넥스트 제너레이션 레인저를 출시하며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전면의 시그니처 C-클램프 헤드라이트와 그릴을 가로지르는 바를 통해 더욱 다부진 인상을 풍기는 4세대 레인저. 포드 제공

우선 디자인부터 대폭 개선했다. 포드의 글로벌 트럭 디자인 DNA를 바탕으로 확실한 변화를 줬는데, 시그니처 디자인인 C-클램프 헤드라이트와 그릴을 가로지르는 강인한 느낌의 바 디자인을 통해 정통 오프로더의 느낌을 더욱 강화했다.

와일드트랙은 약 65cm의 도강 능력을 갖추고 있다. 포드 제공

포드 레인저는 와일드트랙(Wildtrak)과 랩터(Raptor) 두 가지 트림으로 출시되는데, 디자인과 성격이 확실하게 다르다. 우선 와일드트랙은 정통 아웃도어 활동에 포인트를 뒀다.

와일드트랙은 2.0L 바이터보 디젤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최고 출력은 205마력, 최대 토크는 51.02㎏·m으로 어떤 험로에서도 여유로운 퍼포먼스를 발휘한다. 견인 하중은 3500kg. 도강 능력은 65cm(3세대 모델 기준)다.

12인치 대형 세로 터치스크린을 장착해 편의성을 향상한 포드 레인저 인테리어. 포드 제공

실내에는 12인치 대형 세로 터치스크린을 장착해 운전자가 더 쉽고 직관적으로 다양한 기능들을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클램프 포켓, 향상된 베드라이너, 카고 관리 후크, 존 라이팅 등 각종 편의사양을 업그레이드해 활용성을 높였다.

레인저 랩터는 험난한 비포장도로 코스를 마치 아스팔트 위를 달리는 것처럼 주파하는 능력을 갖췄다. 포드 제공

오프로드의 경주용 차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랩터는 오프로드 전용 서스펜션과 오프로드에 특화된 드라이브 모드, 레인저 모델 최초로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를 탑재해 차별화했다.

강렬한 빨간색으로 포인트를 준 레인저 랩터 인테리어. 포드 제공

이전 모델로 오프로드 고속 주행을 경험한 적이 있는데, 험난한 오프로드 코스를 마치 아스팔트 위를 달리는 것처럼 편안하게 주파하는 것을 경험하고 그 매력에 흠뻑 빠진 적이 있다. 상세 사양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신형 랩터는 더 폭발적인 오프로드 성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랩터는 2분기 중 출시될 예정이다. 많은 것이 새로워지고 업그레이드되었지만 가격도 올랐다.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은 6350만 원, 랩터는 7990만 원이다.
●7800만 원대 : 지프 ‘글래디에이터’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투박한 디자인이 지프 글래디에이터의 진짜 매력이다. 지프 제공

지프는 낡은 청바지와 같은 투박하지만 절대 놓을 수 없는 매력과 시대를 초월하는 직선으로 상징되는 가장 아이코닉한 브랜드다. 그런 지프의 베스트셀링 모델인 랭글러에 적재함을 더해 확장한 디자인을 지닌 글래디에이터는 단지 차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헤리티지와 어디로든 떠나도 좋은 모험 정신을 선택한다고 봐야 한다. 8130만 원이라는 다소 비싼 가격에도 전폭적인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이유다.

지프 글래디에이터의 적재함에는 최대 300kg의 짐을 실을 수 있다. 최대 견인하중은 2721kg다. 지프 제공

경쟁 모델을 압도하는 다재다능함도 갖추고 있다. 사륜구동 비포장도로용 차자, 지붕을 개방하고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 있는 컨버터블이며, 최대 300kg의 적재능력을 갖춘 픽업트럭의 역할을 모두 수행할 수 있다.

오프로드 주행을 중시한다면 지프 글래디에이터가 정답이다. 지프 제공

동력 성능도 막강하다. 지프 글래디에이터에는 3.6L 펜타스타 V-6 가솔린 엔진을 장착하고 있으며, 최고 출력 284마력, 최대 토크 36kg·m의 강인한 성능을 갖추고 있다.

특히 오프로드 주행 능력이 발군이다. 어지간한 험로는 사륜구동 오토모드 만으로도 주파가 가능하다. 도저히 주행이 불가능할 것 같은 거친 산악 지형에 진입했다면, 전후방 차동기어 잠금장치와 전자 분리형 스웨이바를 활성화시키면 된다. 휠 동력과 접지력을 높여 오프로드 주행 능력을 극대화 할 수 있다. 아울러 글래디에이터는 최대 760mm 깊이의 수중 도하 능력과 최대 2721kg의 견인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오프로드 바이크 2대를 적재하고 험로를 주파하는 것이 가능하다. 지프 제공

마냥 투박한 것 같지만 최신 안전 사양도 충실하게 갖추고 있다. 사각지대 감시 시스템과 주차장 등 좁은 공간에서 후진할 때 사고 위험을 줄여 주는 후방 교행 모니터링 시스템 등이 기본 적용되어 있으며, 전/후방 센서 주차 보조 시스템을 적용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장애물이 있으면 자동으로 차량을 멈춰 접촉 사고를 방지해준다.

인테리어 디자인 역시 아이코닉한 매력으로 가득하다. 지프 제공

온로드에서의 승차감도 제법이다. 레이스를 통해 입증된 댐핑 제어 기술이 적용된 FOX 알루미늄 바디의 지름 2인치 쇼크를 적용해 장거리 주행에도 무리가 없는 승차감을 완성해냈다. 예전 랭글러의 승차감과 비교하면 천국 수준이다. 지프 글래디에이터의 가격은 8130만 원이다.
●9000만원대 : GMC ‘시에라’

GMC 시에라는 국내 시장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풀사이즈 픽업트럭이다. GM 제공

이 거대한 녀석이 마침내 국내 시장에 발을 들였다. 국내 시장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전장 5890mm, 전폭 2065mm, 전고 1950mm의 위용을 갖춘 풀사이즈 초대형 픽업트럭이다. 초보 운전자라면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거대한 차체를 지닌 GMC 시에라가 국내 시장에 도입되었다는 것은, 국내 픽업트럭 시장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충분한 동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견인 능력 역시 압도적이다. GM 제공

GMC 시에라의 가격은 드날리 트림이 9330만 원, 드날리-X 스페셜 에디션이 9500만 원이다. 1억 원에 육박하는 픽업트럭을 과연 누가 살까 싶지만 초도 물량 100대가 단 이틀 만에 완판되며, 프리미엄 수입차 브랜드로 새롭게 포지셔닝하고 싶어 하는 GM의 새로운 국내 시장 전략을 제대로 성공시켰다.

9000만 원대 럭셔리 픽업트럭답게 인테리어에도 한층 공을 들였다. GM 제공

픽업트럭의 필수 요소인 견인 능력도 경쟁 차종들을 가볍게 따돌린다. 최대 3945kg에 달하는 월등한 견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트레일러를 더 쉽게 체결할 수 있는 히치뷰 카메라와 트레일러 어시스트 가이드라인 기능 등을 통해 초보자도 손쉽게 트레일러를 체결하는 것이 가능하다.

6가지 형태로 변형되는 테일게이트를 통해 적재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GM 제공

적재함도 특별하다. 세계 최초로 6펑션 멀티프로 테일게이트(Six-Function MultiPro Tailgate) 기술을 적용했다. 위 사진처럼 단순하게 한 번 열리는 구조가 아니라 계단, 작업대, 벤츠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테일게이트를 6가지 형태로 변형해 사용할 수 있다. 모두 수동으로 작동하지만 성인 남성이라면 혼자서도 충분히 변형해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적재함의 활용성도 뛰어난 편이다. 스프레이온 베드라이너를 적용해 미끄러움과 스크레치로부터 자유롭고, 실내에서도 적재함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베드뷰 카메라까지 장착되어 있다. 또한 400W 230V 파워아웃렛과 LED 카고 램프를 통해 아웃도어에서의 활용성도 높였다.

이렇게 차체가 큰데 과연 주차선에 제대로 주차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요즘 지어진 아파트 주차장이라면 양옆의 주차선을 넘지 않고 주차가 가능하다. 한 가지 더, 가격은 9000만 원대지만 GMC 시에라 역시 트럭으로 분류되어 1년 자동차세는 2만8500원에 불과하다. 심지어 남산 터널 통행료도 무료다. 1열은 물론 2열의 무릎 공간도 대형 세단 수준으로 넓은데, 화물차 혜택을 전부 다 받는다니 그저 부러울 뿐이다.

원성열 스포츠동아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