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강진 피해로 수많은 국민이 주거지를 잃자 다음 달부터 도시 재건에 돌입하겠다고 공표했다고 뉴욕타임스(NYT), 가디언 등 외신이 14일(한국시간) 보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서 열린 국가재난관리청(AFAD) 각료회의에서 재건축을 정부 목표의 하나로 삼았다고 발표했다. 그는 “우리 목표는 1년 안에 건설과 주거지 복구를 시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0개 지방을 방문하면서 시민들을 만났다. 한 시민이 건넨 첫 마디는 ‘자신의 집은 어떻게 되느냐’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튀르키예는 다음 달 초에 즉시 주택 3만 호 건설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리에 여전히 잔해가 남아 있지만 지진 피해지 전역에 야심 찬 재건 계획을 약속했다고 가디언은 꼬집었다. 현장 수습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여론을 의식한 미봉책이라는 지적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지진은 ‘세기의 재앙’이라고 불려 왔다. 이건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끝까지 함께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근 몇 년 동안 다른 지방에서 지진과 홍수로 피해를 봤을 때 한 것처럼 건설과 부흥을 반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튀르키예는 지난 2021년 북부 지역에서 발생한 홍수로 사망자 수십 명이 나왔다. 그러나 지난 6일 강타한 규모 7.8 지진은 1939년 에르진잔 대지진 이래로 튀르키예에서 가장 치명적인 지진으로 복구하는 데 10년 이상 걸릴 수도 있다고 NYT는 내다봤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AFAD 직원에게 연설하면서 “우리는 이번 지진도 극복할 것”이라며 “아무도 의심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형 재난이 일어나자 여러분은 밤낮으로 싸우고 있다”며 “여러분은 우리나라에 의욕을 주는 사람이다. 우리는 AFAD 여러분을 신뢰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는 초기 재난 책임을 운명 탓으로 규정하면서 상황이 통제 아래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에르도안 대통령은 재난 초기 대응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이번 발언은 오는 6월18일 대통령 선거를 앞둔 에르도안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자구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구조·구호 활동을 펼치고 AFAD는 “23만8000여명 이상의 튀르키예와 국제 인력이 (AFAD를) 돕고 있다”고 말했지만, 광범위한 재난 피해 범위로 백만 명 이상이 집을 잃었다고 NYT는 분석했다.
튀르키예기업연맹인 튀르콘페드는 지진이 튀르키예 경제에 840억 달러(약 107조8000억원)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