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7%P 내려… 공시후 최대 하락폭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 인하 영향
‘이자장사’ 여론에 추가 인하 가능성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0.5%포인트 정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예금 금리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두 달 연속 떨어졌기 때문이다.
15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2023년 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82%로 12월(4.29%)보다 0.47%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0.05%포인트 하락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내린 것으로 코픽스가 공시를 시작한 2019년 7월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금리의 지표가 되는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예·적금 등으로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 금리다.
코픽스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지난해 11월에 비해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신한·KB국민·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연 5%대를 돌파했지만, 불과 3개월 만에 3.48∼3.62% 수준까지 떨어졌다. 다만 시장금리 변동이 비교적 느리게 반영되는 잔액 기준과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1월에도 상승했다. 은행들은 1월 신규 코픽스 하락분을 반영해 16일부터 대출금리를 내리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이날 기준 5.89∼6.89%인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를 5.42∼6.42%로 인하한다. KB국민은행도 연 5.43∼6.83%에서 4.96∼6.36%로 내린다.
은행들은 ‘이자 장사’에 대한 금융당국과 여론의 비판이 이어지자 대출금리를 인하해 왔다. 올해 초 연 8%를 넘어서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상단은 약 한 달 만에 6%대까지 떨어졌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도입한 예대금리차 비교공시 및 가산금리 산정 체계를 더 정비하고, ‘대출금리 모범규준’을 다시 개정키로 한 만큼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은행의 금리 인하 움직임에도 지난해 급격히 오른 대출 금리 상승세에는 미치지 못해 취약 대출자들은 여전히 이자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또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가 신규 대출에만 적용돼 기존 대출자는 계속 높은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