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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사망 4만명 넘어… “100년내 유럽 최악 재해”

입력 | 2023-02-16 03:00:00

튀르키예서만 3만5418명 사망
1939년 대지진 3만2968명 넘어
지진 피해 아동 700여만명 추산



韓구호대 텐트에 한글로 “고마워 형” 14일 튀르키예 하타이주에 마련된 한국 긴급구호대 숙영지 텐트에 튀르키예인 엠레 씨가 ‘고마워 형’이라고 감사 문구를 적었다. 한국 정부는 “구호대 1진은 숙영지 텐트와 의료장비 등을 튀르키예에 기증하고 2진과 교대해 18일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타키아=뉴시스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를 덮친 지진 사망자가 14일 4만1000명을 넘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날 현재 튀르키예와 시리아 사망자는 4만1232명으로 집계됐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에서 튀르키예 지진 사망자가 3만5418명, 부상자는 10만5505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로써 1939년 동북부 에르진잔 대지진 당시 사망자 3만2968명을 넘어 튀르키예 역사상 최악의 자연재해로 기록되게 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TV 연설에서 “우리는 현재 튀르키예뿐만 아니라 인류 역사상 매우 큰 자연재해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스 클루게 세계보건기구(WHO) 유럽 담당 국장은 “의료 시스템 붕괴, 감염병 확산 등으로 사상자가 가파르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럽에서 발생한 100년 내 최악의 자연재해”라고 밝혔다.

특히 사상자를 포함해 부모나 집을 잃고 열약한 환경에 노출된 아동이 7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됐다. 제임스 엘더 유니세프 대변인은 이날 “지진 피해를 겪는 어린이는 튀르키예에서 약 460만 명, 시리아에서는 250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지진 진앙인 튀르키예 남부 가지안테프에 있는 병원 간호 책임자 아이세 사힌은 15일 WP에 “지진 이후 미성년자를 적어도 60명 치료했다. 이들은 대부분 부모 중 한 명 이상을 잃었다”고 말했다.

시리아 지진 피해 아동들은 내전에 이어 지진 고통까지 겪고 있다. 시리아 북서부 청소년 지원단체 후라스 네트워크 라일라 하소 씨는 “지진 발생 전부터 (비참한) 내전에 대한 기억이 뚜렷하던 11∼14세 아이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튀르키예에서 수색 및 구조 작업을 펼치고 있는 한국 구조대 구조견들의 ‘붕대 투혼’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생존자를 수색하다 건물 잔해에 발이 베이거나 찢겼지만 구조 활동을 쉬지 않고 있다는 것. 튀르키예 국영방송 TRT 하베르는 13일 “한국 구조견 3마리가 발을 다쳤음에도 수색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