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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노총 “노조 회계자료, 표지만 제출”

입력 | 2023-02-16 03:00:00

정부 회계투명화 추진에 ‘공동투쟁’
“고용장관 고발… 尹, 공개 토론하자”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고용노동부가 제시한 노동조합 회계 자료 제출 시한이 15일 밤 12시에 마감됐다. 정부의 노조 회계 투명화 추진에 반발하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등 양대 노총은 이날 위원장끼리 만나 이정식 고용부 장관 고발 등 공동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서는 노동 개혁을 주제로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집행부는 이날 서울 중구 민노총 본부를 방문해 양경수 민노총 위원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전날(14일) 공동 기자회견에 이은 이틀째 만남이다. 김 위원장이 민노총을 방문한 것은 2020년 2월 10일 이후 3년 만이다.

두 위원장은 정부의 회계 자료 요구를 “노조의 자주성을 해치는 월권행위”로 규정했다. 고용부는 회계 자료 표지와 속지 제출을 요구했지만 양대 노총은 표지만 제출하겠다는 입장이다. 양대 노총은 정부가 제출 의무 위반을 이유로 과태료를 부과한다면 이 장관을 직권 남용 혐의로 고발하고, 정부를 국제노동기구(ILO)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고용부가 현장 조사 등 강제 조치에 나설 경우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로 했다.

고용부는 지난해 12월 ‘조합원 1000명 이상’ 노조와 연합단체 등 334곳에 회계 서류 비치 여부를 자율 점검한 뒤 결과 보고서와 증빙 자료를 제출하라고 통보한 바 있다.

두 위원장은 윤 대통령을 향해 “진정한 노동개혁이 무엇인지 국민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토론하고 검증받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양 위원장은 “대통령이 응한다면 언제, 어떤 형식이든 상관없다”고 했다. 한상진 민노총 대변인은 “공개적으로 제안한 만큼 대통령실은 입장을 빨리 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고용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까지 일부 노조가 회계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부는 “집계 결과와 정부 입장, 후속 조치 계획을 16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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