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 공동주택 실거래가가 14% 이상 떨어지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아파트가 16% 이상 떨어지며 하락세를 이끌었다.
지역별로는 전국 거의 대부분의 지역이 역대 최고 하락률을 보인 가운데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지역이 모두 20% 이상 떨어지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세종시는 전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고점 대비 30%가 폭락했다.
이에 따라 3월에 발표될 예정인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도 지난해보다 두 자릿수 이상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 공동주택 실거래가, 역대 최고 하락률 기록
통계표에 따르면 지난해 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 등을 포함한 공동주택의 실거래가는 전년 대비 14.17% 하락했다. 이는 2006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세 번째 마이너스(-)이자 역대 최고 수준이다. 공동주택 실거래가는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1.44%)과 이로 인한 부동산 경기 침체가 최고조에 달했던 2012년(-2.99%)을 제외하곤 모두 전년 대비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집값이 폭등했던 2020년(14.35%)과 2021년(16.27%)에는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아파트만 보면 지난해 16.84% 떨어진 것으로 집계돼 하락세가 더 두드러진다. 반면 연립과 다세대주택은 3.36% 하락하는 데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지난해 공동주택 거래가 단절 수준으로 줄어든 가운데 ‘급급매’ 아파트 위주로 이뤄지면서 실거래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고 풀이했다. 연립·다세대주택에서는 급급매 물량도 없고, 거래가 많지 않았다는 것이다.
● 서울 등 수도권 20% 이상 급락…세종시 2년 연속 하락
아파트 실거래가를 전국 시도별로 보면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지역과 광역시, 세종시 등이 모두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반면 경기도를 제외한 나머지 도 지역은 한 자릿수에 머물며 상대적으로 선방한 모습이다. 부산(-13.72%) 대구(-18.33%) 광주(-10.45%) 대전(-15.79%) 울산(-12.33%) 등 나머지 광역시도 모두 10% 이상 하락하면서 역대 최고 하락률 기록을 갈아 치웠다.
서울에서는 25개 구 가운데 종로(-1.24%) 서초(-9.66%) 용산구(-9.77%) 등 3곳을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특히 노원구는 26.19% 떨어지며 하락률 1위를 차지했고, 도봉(-25.54%) 강동(-24.73%) 송파(-24.28%) 성북(-23.75%) 서대문(-23.64%) 강북(-22.06%) 양천(-21.56%) 성동(-20.52%) 금천구(-20.10%) 등이 20% 이상 크게 떨어졌다.
● 주요 대도시, 최고점 대비 두 자릿수 하락
이처럼 지난해 아파트 실거래가가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일부 도 지역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실거래가가 최고점 대비 두 자릿수 이상 떨어졌다.전국적으로는 최고점(2021년10월) 대비 18.12% 하락했고, 수도권(최고점 2021년10월·하락률 -22.30%)과 비수도권(2022년4월·-10.24%)도 두 자릿수 이상 내려앉았다.
● 공동주택 공시가격, 큰 폭 하락 불가피
한편 지난해 아파트 실거래가가 크게 내리면서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도 작년보다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졌다. 올해는 공시가격 현실화율까지 낮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 현실화율은 지난해 71.5%에서 올해 2020년 수준인 평균 69.0%로 2.5%포인트 낮춘다. 이 경우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3.5% 정도 떨어지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국토교통부는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3년간 현실화율 제고분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고가아파트들이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은 물론 전국 기준으로도 공동주택 공시가격의 두 자릿수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다음달 17일부터 열람에 들어간다. 정부는 3월 공개되는 공동주택 공시가격 확정안에 따라 재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 등을 조정해 보유세 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