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는 이날 아랍에메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정부정상회의(WGS)에 화상으로 참석해 10년 후 기술의 미래에 대한 질문을 받자 “좀더 가까운 시기로 보면 AI야말로 우리가 매우 우려해야할 만한 기술로, 안전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우선 챗GPT가 AI에 대한 대중의 접근성을 높이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AI는 계속 발전돼 왔지만 사용자가 직접 쓸 수 있는 인터페이스가 없었다. 챗GPT는 사람들에게 AI가 얼마나 진화할 수 있는지 보여줬다”고 했다.
그는 문제가 생긴 뒤 대응하기엔 너무 늦다며 발 빠른 규제 감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머스크는 “자동차도 사건 사고가 발생하자 안전벨트 착용, 에어백 설치 등 점점 안전 규제가 늘었다”며 “정부는 일반적으로 문제가 발생한 뒤에 대응하기 때문에 속도가 느려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규제로 혁신 속도가 늦어진다면 그 역시 좋은 일”이라고 했다.
머스크는 2015년 벤처 투자자 샘 알트만 등과 함께 오픈AI를 설립했다가 2018년 테슬라와의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다며 지분을 정리했다. 머스크는 “(AI 기술을 이끄는) 구글이 AI 안전성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것이 걱정스러워 오픈AI를 설립했다”며 “개방적인 비영리 AI 연구 단체를 표방했는데 지금은 폐쇄적이고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한다”고 말했다.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100억 달러(12조9000억 원) 투자를 받고 MS와도 협업하고 있다.
앞서 ‘인터넷의 아버지’로 불리는 빈트 서프 구글의 수석 인터넷전도사, 미라 무라티 오픈AI 최고기술책임자(CTO)도 챗GPT 돌풍을 계기로 AI 규제 논의를 하루빨리 시작해야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