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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불가능한 정보통신기술 확보해 산업발전 이끌겠다”

입력 | 2023-02-17 03:00:00

방승찬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
핵심 ICT 원천기술 개발이 목표, 매출 1조원대 유니콘 기업 만들 것
신성장동력 창출 위해 조직 개편… ICT 전략 등 6개 연구소 만들어



방승찬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은 동아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정보통신기술 분야의 연구 결과와 기술 개발이 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지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제공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세계 1위의 대체 불가능한 기술을 확보하고 관련 산업의 발전을 이끌겠다.”

방승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61)은 16일 대전 유성구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누구도 해결하지 못한 핵심 ICT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 같은 기술을 토대로 매출 1조 원대의 유니콘 연구소 기업을 만들어 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방 원장은 “남이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하려면 변화에 민감해야 한다”며 1일 3000여 명의 임직원에 대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그는 “미래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해서는 연구조직을 대대적으로 재편할 필요가 있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제10대 원장에 취임한 그는 1984년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박사를 마쳤다. 1994년 ETRI에 입사해 통신미디어연구소장, 미래기술연구본부장 등을 지내면서 2세대 CDMA, 3세대 WCDMA/cdma2000, 4세대 LTE, 5세대 이동통신 개발을 주도한 국내 최고의 통신 전문가다. 다음은 방 원장과의 일문일답.

―글로벌 정보통신 시장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나.


“앞으로 정보통신 분야에서는 승자 독식이 더욱 강화될 거라고 본다. 기술 패권과 자국 기술 보호 경향이 심화될 거다. 이런 상황에서 대체 불가의 기술 확보만이 우리의 미래를 책임져 줄 수 있다. 핵심 원천기술 없이는 수출도, 경제성장도 불가능하다.”

―정부도 국가전략 기술 개발 계획을 마련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10월 대통령 주재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12대 국가전략 기술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첨단 이동수단, 사이버보안, 인공지능, 차세대통신, 첨단로봇제조, 양자, 차세대원자력, 첨단바이오, 우주항공해양, 수소 등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술 패권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대응 전략이라고 보아야 한다.”

―조직개편이 정부의 고민을 담고 있나.


“12대 전략기술 가운데 70%에 해당하는 8개 기술이 ETRI 연구 분야와 밀접하다. 이번 조직개편은 정부 계획이 시너지를 발휘하도록 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한국이 통신 강국으로 우뚝 선 것은 정부 주도의 목표지향형 통신산업 육성 정책이 지원한 결과일 것이다.”

―조직이 어떻게 변했나.

“기존 4개 연구소를 해체한 뒤 인공지능컴퓨팅, 초지능창의, 입체통신, 초실감메타버스, 디지털융합연구소, ICT 전략 등 6개 연구소를 만들었다. 인공지능컴퓨팅연구소를 통해 정부가 최근 강조하는 양자기술에 대한 연구를 강화할 방침이다. ICT전략연구소는 중대형 과제 발굴 전략, 기술정책 수립, 표준 분야의 국제적 선도 역할을 담당한다. ”

―기술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 이바지하려면 산업으로 연결돼야 한다.


“ETRI의 기술 개발은 성공적이었지만 개발된 기술의 산업화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기술의 성과 확산을 위해 산업화 전략을 수립하고 기술 창업의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2025년까지 매출 1조 원대의 유니콘 연구소 기업과 상장기업 7개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우수한 기술을 가지고도 살아남지 못한 기업이 많다.

“기술이 기업의 성공을 100% 보장하진 않는다. 기술의 사업화가 중요하다. 기술 기업들이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을 넘어 성장 가도를 달리도록 파격적인 지원에 나서겠다.”

―임기 동안 어떤 마음가짐으로 일할 건가.

“ETRI 임직원들에게 디지털 혁신으로 ‘행복한 정보통신기술의 선구자’가 돼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궁극적인 목적은 국민 삶의 질 향상이다. 연구개발을 통해 국민의 삶이 편안해지고 안전해지며 풍요로워져야 한다. 앞으로도 국민의 요구에 응답하는 ETRI가 되도록 하겠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