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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희대의 사건, 법치 무너져”… 野 28표 이탈땐 체포 가결 가능성

입력 | 2023-02-17 03:00:00

[이재명 구속영장 청구]
李 “증거인멸-도주 가능성 없는데 영향력 크니 구속, 이런 영장 처음”
친명계 “이탈은 죄인, 많아야 5표”… 비명계 “가결 배제할 수 없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6일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희대의 사건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조금의 법 상식만 있어도 구속 요건이 전무하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야당 대표이니까 영향력이 커서 구속 필요성 있다는 영장은 처음 봤다”고 반발했다. 그는 이날 오후 일정도 취소한 채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일거수일투족이 생중계되는 제가 가족을 버리고 도주하겠느냐”며 “백 번도 넘는 압수수색에, 수백 명의 관련자 조사를 다 마쳤는데 인멸할 증거가 남아 있기나 한가. 수치스럽긴 했지만 검찰이 오라면 오라는 대로 소환에 응했다”며 영장 청구의 부당함을 거듭 호소했다.
● “이탈표 5표 이내” vs “가결 배제 못해”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이 처리되려면 재적 의원 과반수 참석, 출석 의원 과반수가 찬성해야 한다. 체포동의안이 다음 주 중 국회로 넘어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당 지도부는 일찌감치 이탈표 단속에 나섰다. 일각에선 “아예 당론으로 부결 방침을 정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 이 대표는 다음 주 중 수사의 부당함을 호소하는 서신을 의원들에게 보낼 계획이다.

민주당이 이처럼 긴장하는 것은 무기명 투표인 데다 이미 사실상 찬성 입장을 밝힌 국민의힘(115석)과 정의당(6석), 시대전환(1석)에 더해 28명이 찬성하면 과반(150명)을 확보해 체포동의안이 가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재적 의원 299명 전체가 표결에 참여할 경우를 가정한 것이다. 김진표 국회의장 등 모두 민주당 출신인 무소속 의원 7명 가운데 민주당에 비판적인 양향자 의원이 찬성표를 던질 경우 민주당에서 27명만 더 찬성하면 가결될 수도 있다.

현재 민주당 내에 친명을 자처하거나, 이 대표 체제에서 당직을 받은 의원은 총 76명이다. 반면 공개적으로 이 대표 사법리스크에 대한 우려 등을 표출한 확실한 비명계는 20명. 여기에 ‘민주주의 4.0’ 등 친문(친문재인) 의원 모임에서 활동하거나 문재인 정부에서 장관 등을 지낸 친문 및 친노, 친이낙연계가 33명이다. 이 대표 체제 이후 주로 침묵하거나 중립을 지켜 온 의원은 40명 선이다. 친명계 입장에서 확실한 부결표는 ‘76+알파’인 셈.

이 때문에 친명계는 “이탈표는 많아야 5표 이내일 것이다. 이탈자는 죄인”이라며 부결 분위기를 조성하고 나섰다. 안민석 의원은 16일 YTN 라디오에서 “(10표 이상의 이탈표는) 조직적으로 사전에 계획하고 실행해야 한다. 누가 야당 탄압 국면에서 총대를 메고 10명 모으고, 20명을 모을 수 있겠느냐”고 했다.

비명계인 조응천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체포동의안을) 보고 (찬반을) 결정하겠다는 의원들이 훨씬 더 많다”며 “(체포동의안 가결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당내에선 비명계 의원들도 내년 총선 공천 등을 염두에 둬야 하는 입장인 만큼 무조건 가결표를 던지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비명계인 5선 중진 이상민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이 대표를 향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직접 (법원에) 나가 영장심사를 받았던 사례를 따르라”면서도 “검찰의 미덥지 않은 수사 행태 때문에 체포동의안은 가결 안 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더 많다”고 했다.

민주당 내에선 “오히려 국민의힘에서 이탈표(부결표)가 예상보다 많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에 ‘이재명 방탄 정당’이란 프레임을 확실하게 씌우기 위해 국민의힘에서 의도적으로 부결표를 던질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 민주당, 장내외 투쟁 나서며 ‘결집’ 강조
민주당은 17일 국회 본관 계단 앞에서 소속 의원과 당직자, 주요 지지자 1500명이 모인 가운데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비판하는 시위를 열 계획이다.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원, 국민과 함께 검사 독재정권의 탄압에 굴하지 않고 의연히 맞서겠다”며 규탄대회 참석을 촉구했다. 민주당은 다음 주 주말경 대규모 2차 장외 투쟁에 나서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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