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구속영장 청구] 李 “증거인멸-도주 가능성 없는데 영향력 크니 구속, 이런 영장 처음” 친명계 “이탈은 죄인, 많아야 5표”… 비명계 “가결 배제할 수 없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6일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희대의 사건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조금의 법 상식만 있어도 구속 요건이 전무하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야당 대표이니까 영향력이 커서 구속 필요성 있다는 영장은 처음 봤다”고 반발했다. 그는 이날 오후 일정도 취소한 채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일거수일투족이 생중계되는 제가 가족을 버리고 도주하겠느냐”며 “백 번도 넘는 압수수색에, 수백 명의 관련자 조사를 다 마쳤는데 인멸할 증거가 남아 있기나 한가. 수치스럽긴 했지만 검찰이 오라면 오라는 대로 소환에 응했다”며 영장 청구의 부당함을 거듭 호소했다.
● “이탈표 5표 이내” vs “가결 배제 못해”
비명계인 조응천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체포동의안을) 보고 (찬반을) 결정하겠다는 의원들이 훨씬 더 많다”며 “(체포동의안 가결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당내에선 비명계 의원들도 내년 총선 공천 등을 염두에 둬야 하는 입장인 만큼 무조건 가결표를 던지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비명계인 5선 중진 이상민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이 대표를 향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직접 (법원에) 나가 영장심사를 받았던 사례를 따르라”면서도 “검찰의 미덥지 않은 수사 행태 때문에 체포동의안은 가결 안 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더 많다”고 했다.
민주당 내에선 “오히려 국민의힘에서 이탈표(부결표)가 예상보다 많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에 ‘이재명 방탄 정당’이란 프레임을 확실하게 씌우기 위해 국민의힘에서 의도적으로 부결표를 던질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 민주당, 장내외 투쟁 나서며 ‘결집’ 강조
민주당은 17일 국회 본관 계단 앞에서 소속 의원과 당직자, 주요 지지자 1500명이 모인 가운데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비판하는 시위를 열 계획이다.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원, 국민과 함께 검사 독재정권의 탄압에 굴하지 않고 의연히 맞서겠다”며 규탄대회 참석을 촉구했다. 민주당은 다음 주 주말경 대규모 2차 장외 투쟁에 나서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