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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례보금자리론 되는 매물인가요”…서울 9억이하 매매 증가세

입력 | 2023-02-17 06:09:00


정부가 지난달 30일부터 ‘특례보금자리론’을 시행한 뒤 약 2주 만에 서울 시내 9억원 이하 아파트의 매매 거래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뉴시스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정부의 특례보금자리대출이 시행된 지난달 30일부터 전날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421건(거래취소건 제외) 중 9억원 이하 거래는 281건으로 전체의 66.7%를 차지했다. 지난달 1일부터 정책 시행 직전인 29일까지 신고된 거래 총 1161건 중 9억원 이하 거래가 694건(59.7%)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정책 시행 이후 7%p(포인트) 가까이 9억원 이하 아파트의 거래 비중이 늘어난 것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주택가격이 9억원(KB시세 기준) 이하인 아파트를 구매할 때 소득기준이나 총원리금상환비율(DSR)을 고려하지 않고 최대 5억원 한도까지 대출을 허용하는 상품이다. 우대조건을 모두 만족하면 최저 3.25%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이 상품은 출시 직후 큰 인기를 끌면서 9일 만에 신청금액 10조원을 넘겼다.

실제로 해당 상품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일부 단지에서는 정책 시행 이후 매매거래가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서울 성북구 ‘래미안장위퍼스트하이’ 전용면적 59㎡는 이달에만 매매 거래가 3건 나왔는데, 모두 7억원~7억8500만원 사이로 특례보금자리론 신청이 가능한 가격대였다.

또 양천구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 전용 84㎡도 이달 2건의 거래가 체결됐는데 각각 8억9000만원과 9억원에 딱 맞춰져 있었다. 강서구 ‘수명산파크’ 전용 59㎡의 경우 6억9000만원, 7억2000만원에 2건의 거래가 성사됐다. 이 단지들은 모두 KB 시세가 9억원 아래인 단지들이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아예 매매 거래가 안 되다가 1월부터 (규제가) 이것저것 풀리다 보니 거래가 되고 있다”며 “특례보금자리론이 되냐는 문의도 많이 들어오고 있고, 9억원까지 가격을 맞춰주면 계약하겠다는 사람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거래량 증가가 정책 시행 초반에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질 수 있는 현상으로, 부동산 시장의 매수 심리가 본격적으로 살아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낙폭이 심했던 지역에서 특례보금자리대출 수혜를 받는 중소형 급매물 중심 거래가 일부 이뤄질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매수심리가 여전히 바닥권이어서 매물 소화과정일 뿐 시장 반전으로 이어지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1·3대책에 이어 9억원 이하 주택 대상의 특례보금자리론 흥행가능성 등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연착륙 의지로 거래량이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며 “다만 매수자와 매도자 사이의 가격 접점이 크게 벌어져 있어 실제 계약 체결까지는 진통도 상당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