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빠르게 핵무기를 늘리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도 보유하지 못한 새로운 기술을 시험하는 등 미국이 중국의 핵위협에 노출돼 있다면서 미국이 중국의 핵위협에 맞서 핵무장을 강화해야 한다고 미 핵 및 미사일 방어 전문가가 주장했다.
미 헤리티지재단 국방센터의 핵억지력 및 미사일 방어 선임연구원 패티-제인 젤러는 15일자 월스트리트(WSJ)에 “원하든 원치 않든 미국은 중국과 핵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미국은 중국의 핵위협에 대비돼 있지 않다. 현재의 미 핵방어태세는 10년도 더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기본적으로 러시아를 억지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국은 핵무기를 200개 정도 보유할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미 국방부는 오는 2030년 중국의 핵무기가 1000기에 달할 것으로 평가한다.
미국은 핵무기를 사용하면 득보다 실이 클 것임을 중국이 믿게 만드는 핵무력을 가져야 한다. 지금으로선 그럴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 미국의 핵무력은 러시아와 중국을 동시에 맞상대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하지 않다. 두 나라간 협력이 강화되면서 이 같은 우려가 갈수록 더 커질 것이다.
미국은 다음 세 가지에 우선순위를 둬 핵무력을 강화해야 한다.
우선 핵무기 보유량을 늘려야 한다. 억지력이 충분하려면 핵무기 등 적이 가장 중시하는 자산을 공격할 수 있는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 수백에 달하는 중국의 새로운 핵 발사대를 감안할 때 미국은 이들 모두를 공격할 핵무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핵억지력은 숫자가 관건이다.
지상발사 미사일, 컬럼비아급 잠수함, B-21 폭격기 등 구매를 위한 핵현대화 국방 예산을 늘려야 한다. 또 단기적으로 핵탄두를 늘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지금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탑재 탄두를 늘리는데 몇 년까지는 아니더라도 몇 개월 이상 걸린다.
최소한 미국은 핵무장 해상발사 순항미사일 개발을 가속화해야 한다. 인도태평양 지역의 핵무력을 강화함으로써, 괌 주둔 미국을 향한 전술핵무기 공격과 같은 중국의 제한적 핵사용에 맞서 미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대응책을 제공할 수 있다.
지난해 승인된 4500만 달러(약 584억원)의 개발 예산을 올해 4억 달러로 늘려 2030년 순항미사일을 실전 배치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핵위협이 어느 정도일지가 불확실한데다가 미, 중, 러가 핵경쟁을 하는 새로운 상황이 생겼으므로 미국이 핵 무력을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현재의 미 핵프로그램은 새로운 지정학적 환경 변화에 대응해 빠르게 바꾸지 못하도록 돼 있다. 예컨대 W93/마크7 핵탄두 설계에만 12년이 걸린다. 또 미국은 2030년 이후에도 핵탄두를 늘리기 위해 필요한 플루토늄 보유량을 늘리지 못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