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6일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보험회사 CEO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1.26/뉴스1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7일 “약탈적이라 볼 수 있는 은행의 비용절감과 시장에서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정점에 와 있다”면서 “실효적인 경쟁 촉진 방안을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최근 쟁점이 된 ‘은행의 공공성 제고 논의’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고금리로 취약계층의 금융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린 은행권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정치권, 금융당국에 전방위로 ‘공공성’ 강화 압박을 받고 있다.
이 원장은 “최근 일부 은행들의 구조조정 모습을 보면 금융 취약층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에도 불구하고 지점 수를 줄이거나, 고용창출 인력을 많이 줄이는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하는 경향성이 강해지고 있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는 상품, 그 가격이라 할 수 있는 금리 면에서도 별 차이가 없는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원장은 은행권이 윤 대통령의 “은행은 공공재” 발언 이후 내놓은 10조원 규모의 사회공헌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기여도를 폄훼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문제의 본질과 다소 어긋나 있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점적 체계로 인한 경쟁 저하나 공공성 강조는 시장 시스템 내에서의 금융의 작동과 관련해 강조한 것이지 기부금을 더 내고, 덜 내고 차원의 이야기가 아니었다”면서 “금융소비자들이 금융의 경쟁 실패와 관련한 문제 제기를 하는 가운데 저쪽에 있는 사람을 도와주는 식으로 본질과 어긋나는 지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원장은 은행의 공공성 저해요인 중 하나로 ‘독과점적 시장 환경’을 꼽았다. 앞서 윤 대통령도 “은행은 공공재”라며, 은행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시장 경쟁을 촉진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그는 “주요 은행 간에도 조금 더 경쟁이 촉진될 수 있는 여지가 없는지 고민을 해야 될 것 같다”면서 “4대 금융지주 간의 실효적 경쟁이 어느 정도인지, 은행을 예로 들면 지방은행이나 인터넷, 외국계은행과 실효적 경쟁이 일어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지 고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