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포스터
○재개봉과 물가상승률이 가른 운명
현재 ‘아바타2’와 22억 24239달러(2조 8725억 원)를 벌어 역대 3위인 ‘타이타닉’과의 흥행 수익 차는 약 700만 달러에 불과하지만 순위 변동을 확신할 순 없다. 올해 개봉 25주년을 맞는 ‘타이타닉’이 북미를 비롯해 세계 여러 극장에서 재개봉해 다시 관객몰이에 나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8일 재개봉했다.이처럼 ‘재개봉’ 글로벌 흥행 순위의 운명을 좌지우지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현재 역대 1위 ‘아바타’도 2019년에 무시무시한 속도로 관객을 끌어모은 ‘어벤져스: 엔드게임’에게 잠시 1위 자리를 내어줬었지만 2021년 중국 재개봉을 통해 5799만 달러(약 731억 원) 수익을 추가한 덕에 2년 만에 다시 정상을 꿰찰 수 있었다.
글로벌 박스오피스는 관객 수가 아닌 흥행 수익으로 순위가 결정되기 때문에 아이맥스 등 티켓 가격이 높은 특수상영관 관람 비율이 높은 ‘아바타’의 1위를 ‘진정한 1위’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일부 영화인들도 존재한다. 그렇게 따지자면 티켓 가격이 훨씬 저렴했던 과거 영화들은 더욱 억울하다.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명량’, ‘장진호’, ‘극장판 귀멸의 칼날:무한열차 편’ 포스터
○국내 ‘폭망’ 영화가 미국선 1위?…한중일 3국은?
글로벌 흥행과 각 국가의 흥행이 똑같을 순 없다. 할리우드라는 거대한 영화 시스템으로 전 세계 영화 시장을 이끌고 있는 북미 박스오피스 1위는 ‘아바타’가 아닌 2015년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다. 한국에서는 고작 327만 명을 모았으며 세계 박스오피스 5위에 올라 있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는 할리우드 영화가 정상을 휩쓸었다. ‘007’의 종주국 영국에서도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가 ‘007 스카이폴’을 누르고 1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주요 아시아 국가 흥행 1위는 자국 영화들이 선점하고 있다. 자국 영화가 1~5위를 점령한 중국과 인도의 박스오피스 정상은 각각 2021년 애국주의 영화 ‘장진호’와 2017년 전쟁 영화 ‘바후발리2: 더 컨클루전’이 올랐다. 일본은 ‘애니 왕국’답게 애니메이션인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 열차편’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가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매출액이 아닌 관객 수를 박스오피스 기준으로 삼는 한국에서는 2014년 ‘명량’이 1761만 명을 모아 흥행 1위 대접받고 있다. ‘극한직업’과 ‘신과함께-죄와 벌’, ‘국제시장’,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그 뒤를 잇는다. 하지만 매출액 기준으로는 1396억 원을 번 ‘극한직업’이 1위다. 16일까지 1359억 원을 번 ‘아바타: 물의 길’이 1357억 원을 번 ‘명량’을 누르고 1위에 랭크됐다.
이승미 스포츠동아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