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집회 수요가 용산으로 옮겨 가면서 종로구 일대 파출소도 원래만큼 있을 필요가 없어진 겁니다. 항상 종로가 ‘메인’이었는데 이렇게 변한 게 아쉽죠.”
20년 넘게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경찰 관계자는 17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이날부터 종로경찰서 관할 파출소 12개 중 10개가 통합돼 총 7개로 통합 운영된다.
종로경찰서 관할 한 파출소장도 “종로 일대가 더는 ‘정치 1번지’가 아니게 돼 아쉽다“고 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도 “종로가 더 이상 서울의 중심이 아니라는 뜻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관수파출소에 임시이전을 안내하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서울 종로경찰서 관할 파출소 12곳 중 10곳은 17일부터 7곳으로 통합 운영된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
주간파출소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운영하며, 간단한 민원 접수만 담당한다. 사건 접수 등 주요 업무는 중심파출소에서 처리한다. 주간파출소에 접수된 사건도 중심파출소에서 처리하게 된다. 근무도 기존 3교대에서 4교대 체제로 바뀌면서 근무 시간도 월 평균 4일가량 줄어들게 됐다.
파출소가 사라지게 된 지역 인근 주민들은 아쉬움을 표했다. 서울 종로구 내수동의 한 아파트에 18년째 거주 중인 주민 A 씨(80)는 “종로구가 미국의 워싱턴 같다고 생각해 이사를 왔는데, 대통령 집무실 이전 이후 이런 상징성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했다. 서울 종로구 누상동에 30년째 살고 있는 이금자 씨(77)도 “청와대 인근에 사는 게 좋았다”며 “손주들 나이보다도 더 오랜 시간을 보내 애착이 깊은 동네가 변해 아쉽다”고 말했다.
반면 같은 종로구지만 혜화경찰서 관할 일부 파출소들은 기존대로 계속 운영된다. 당초 서울경찰청은 혜화경찰서 관할 파출소 통폐합을 검토했지만, 치안 공백을 우려하는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통폐합 계획을 백지화했다.
최원영기자 o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