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리지 전세기 소비자 우롱” 원희룡 비판이어 당까지 가세 대한항공, 내주중 개선대책 고심 일부선 “민간기업에 과도한 압박”
정부와 여당이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프로그램 개편안을 향해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이에 대한항공이 다음 주 추가적인 소비자 혜택 방안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4월 시행 예정인 대한항공의 새 마일리지 제도의 공제 기준은 ‘지역’에서 ‘운항거리’로 바뀐다. 대한항공은 미국과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의 경우 공제율이 커지지만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단거리 노선 이용자들은 상대적으로 마일리지를 덜 써도 된다고 설명한다.
전날 원희룡 국토부 장관의 비판에 이어 여당까지 가세하자 대한항공은 비상이 걸렸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여전한 만큼 대한항공이 이른 시일 안에 추가 방안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한항공 내부에서도 이르면 다음 주 개선안의 방향성 정도는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기류가 흐른다. 문제는 새 개편안 시행이 두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다시 만든 개선안을 정부가 얼마나 꼼꼼히 들여다볼 수 있느냐다. 실제 대한항공은 새 마일리지 제도 시행을 수 개월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국토부와도 협의하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비자와 시장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새 제도 도입 시기를 미루거나 개편 전 쌓은 마일리지에 혜택을 더 주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마일리지 제도 관련 주무 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가 지금까지 결론을 미루면서 이번 논란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들은 2019년 12월 대한항공과 공정위의 협의로 발표된 개편안이 불공정하다며 심사를 요청했으나 3년째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민간기업에 대한 외부 압박이 과도한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정기 노선 외에 100편의 마일리지 특별 전세기를 투입했을 때 좌석 판매가 부진하면 자칫 대규모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 정도 리스크를 짊어지면서 마련한 대책을 정치권에서 너무 폄하한 것 같다”고 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