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가면/브레네 브라운 지음·안진이 옮김/368쪽·1만8000원·웅진지식하우스 가면 쓴 채 강한 척 경쟁하기보다 각자의 취약성 솔직하게 드러내면 서로를 응원하고 다독일 수 있어
사람들은 자신의 취약성을 숨기기 위해 ‘마음 가면’을 쓴다. 약한 부분을 들키는 것이 수치스럽고 두렵기 때문이다. 저자는 “가면을 벗고 솔직하게 자신의 취약성을 드러낼 때 새로운 삶이 열린다”고 말한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부족하다는 느낌’은 소모적인 사회를 만든다. 뒤처질까 봐 겁먹은 사람들은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서로를 이기기 위해 싸운다. 누구도 행복하지 못한 상태가 된다.
미국 휴스턴대 연구교수이자 심리 전문가인 저자는 이런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이 사람들이 자신의 취약성을 드러내지 못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우리는 취약성을 부정하고 숨기는 것에 훨씬 익숙하다. ‘부족하다는 느낌’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현대인에게 취약성은 곧 나약함으로 여겨진다. 나의 연약해진 마음을 인정하고 드러내는 것은 두렵다. 때문에 “나는 취약하지 않다”고 스스로 주문을 걸고 정말 그런 척 ‘가면’을 쓴다. 마음의 갑옷을 입는 셈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런 삶을 살 수 있을까. 저자는 자신의 취약성이 노출될 때 느끼는 수치심을 다루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른바 ‘수치심 회복탄력성’을 길러야 자존감에 깊은 흉터가 남는 걸 막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여성들이 수치심을 느끼는 가장 보편적 원인은 외모와 모성애라고 주장한다. 아이를 훌륭하게 길러내면서도 날씬하고 젊은 외모를 유지해야 하고, 직장에서는 멋지게 일을 해내야 한다. 여성들이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을 때 수치심을 느낀다는 것.
수치심을 다루는 방법은 용기를 내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 내가 취약점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게 아니라 바로 그 취약성 때문에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려 보자. 그 사람이 보내주는 공감은 “나는 혼자가 아니다.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는 안도감을 줄 것이다.
저자는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 전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하길 권한다.
“그래 나는 불완전하고 취약한 존재야. 그래도 내가 용감한 사람이라는 진실은 바뀌지 않아. 나는 사랑과 인정을 받을 만한 사람이야.”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