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고위급 관리들이 다음주 미국을 찾아 미국 관리들과 워싱턴에서 비밀리에 회담을 가진다. 미국 하원 미국과 중국공산당 간 전략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미·중 전략경쟁특위)‘ 대표단도 대만을 방문한다. 미국과 중국이 ’정찰 풍선‘을 두고 설전을 벌이며 양국 간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미국과 대만이 접촉을 확대해 나가는 모양새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조셉 우 대만 외교장관과 웰링턴 구 대만 국가안보보좌관이 존 파이너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 등과 만난다고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 로 칸나 하원의원(민주·캘리포니아)이 이끄는 미·중 전략경쟁특위 대표단도 18일 대만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이번 회담은 정찰 풍선을 두고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격화한 가운데 이뤄진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정찰 풍선 문제가 불거지자 예정된 중국 베이징 방문을 취소했다.
이와 관련해 칸나 의원은 “이번 방문은 사전에 계획됐으므로 취소할 경우 잘못된 메시지를 보내는 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최소 37명의 미국 의원이 대만을 방문했는데, 이는 근 10년 중 가장 많은 수치다. 올해에도 미 의회의 대만 지원 물결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올해나 내년 중 대만을 방문할 의향을 밝혔고, 맥콜 하원의원(공화·텍사스)도 대만 방문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매카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하면 미 현역 하원의장으로는 1997년 뉴트 깅그리츠, 지난해 낸시 펠로시에 이어 세 번째다. 매카시 의장은 대표적인 대중 강경파로, 하원의장직에 오르자마자 미·중 전략경쟁특위를 설치하며 중국 견제에 나섰다.
그러면서 “마잉주 전 총통도 퇴임 전 미국을 경유하며 모교인 하버드대에서 연설했다”며 차이 총통의 방미가 이와 비슷한 형식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차이 총통의 방미가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현재 백악관 측에서는 ’정찰 풍선‘을 두고 불거진 미중 갈등을 진정하기 위해 톤다운된 수사를 쏟아내는 상황이다.
대만 총통의 방미는 미국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리덩후이 전 대만 총통과 제3차 대만해협 위기라는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1995년 6월 리 당시 총통은 모교인 미국 코낼대 연설을 이유로 미국을 방문했다. 클린턴 행정부는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비자 발급을 거부하려 했으나, 미국 상·하원에서 비자 발급 결의안을 통과시키며 행정부를 압박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