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코로나19 7차 유행 고비였던 중국 내 유행이 안정되고 실내마스크 부분 해제 후 약 3주간 확진자 감소세가 이어지자 국내에서도 코로나19를 풍토병처럼 관리하는 ‘엔데믹’(풍토병화) 논의가 탄력을 받게 됐다.
19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당초 예상됐던 5월보다 빠른 3월 말 또는 4월 초쯤 실내마스크를 전면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1단계 해제됨에 따라 현재 의료기관과 약국, 감염취약시설, 대중교통을 제외한 대부분 실내공간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과태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마스크 해제 이후 확진자 수가 늘어날 것이란 예측이 나왔지만 평일 기준 확진자 수는 1만 명대로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지난 1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확연하게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며 “정부는 안정된 방역상황과 의료대응 여력을 감안해 일상 회복의 폭을 지속적으로 넓혀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과 같은 추세로 국내외 안정세가 계속된다면 위기경보단계 하향, 감염병 등급조정, 7일 격리의무 전환, 마스크 착용 전면 해제 등 남은 방역 규제들에 대한 논의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일상회복을 시사했다.
임숙영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상황총괄단장도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실내 마스크 의무를 해제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확진자 수가 감소하고 있다”며 “방역 상황에 대해 계속 평가하고 있으며, 실내 마스크가 국민들에게 미치는 불편 등에 대해서도 계속 판단을 하고 있다. 종합적으로 판단해 마스크(전면해제)에 대해 지속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위기경보단계와 감염병 등급조정, 확진자의 7일 격리 의무 전환의 경우 예정대로 5월께 논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방대본은 오는 4월 말께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해제하는 시점에 국내 유행 상황과 대응 역량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코로나19 위기경보 단계를 하향 조정한다는 입장이다.
방대본 측은 “감염병 등급조정은 관리 체계의 큰 변화를 초래하는 것으로 위기경보단계 하향 이후 유행 상황, 대응 역량 및 질병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3~4월까지는 코로나19 유행 추이를 더 유심히 관찰한 뒤 실내마스크 전면 해제 등을 결정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지금은 학교·유치원 등이 방학이지만 3월에 신학기가 시작되면 감염병이 확산하기 용이한 환경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신상엽 KMI한국의학연구소 수석상임연구위원은 “7차 유행 감소세는 이번 주 또는 다음 주가 최저점이 될 것”이라며 “현재는 백신과 감염을 통해 하이브리드 면역을 얻은 사람이 많은 편이지만 시간이 지나 면역이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미크론을 대체하는 큰 변이가 없어 다음 유행 규모가 크지는 않겠지만 재감염이 늘어나는 형태의 유행이 나올 수 있다”며 “다음 유행 확산세일 때 마스크 완화 여파를 평가한 뒤 결정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제언했다.
정부는 중국에 대한 방역 조치도 완화해나가고 있다. 중국 내 유행 상황이 안정을 찾은 만큼 방역을 완화해도 확진자 수가 크게 늘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