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정부-초고속 인터넷 정책 이끈 노준형 전 정통부 장관
“한국이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이라는 환상과 자부심부터 깨야 한다.”
노 전 장관은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1994년부터 정통부에서 근무하며 초고속 인터넷 보급, 전자정부 등 국가 차원의 ICT 정책을 직접 챙겼다. 참여정부 시절 정통부 장관직을 지낼 때는 해외에 전자정부를 수출하는 게 주요 업무 중 하나였다. 현재 그는 ICT대연합회장으로 재임하며 최근 대통령직속 디지털정부 플랫폼위원회의 원로 자문위원으로 합류했다.
그는 “정부가 투명성과 편의성을 기반으로 국민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축해야 하는 시대”라며 “절대 공공부문에서 단독으로 할 수 없는 일이고 네이버, 카카오 등 민간 기업과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다음 달 정책 계획과 추진 일정이 발표될 예정인 디지털 플랫폼 정부도 현재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노 전 장관은 “정권이나 정당, 정치인은 바뀌어도 제대로 한 번 구축한 ‘좋은 정부’ 시스템은 영원히 남는다”고 했다.
지금 만들어지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는 과거의 전자정부 정책과는 다른 상상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부처 단위에서 개별적으로 디지털 공공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플랫폼에 모든 정보가 유기적으로 흐르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 추진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절차로는 ‘갈등 중재’를 꼽았다. 대법원이 1994년부터 등기 전산화 사업을 진행하면서 지역 등기소가 점차 사라지자 일자리를 잃는 직원이 생기고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은 장년층이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