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獨 뮌헨안보회의 연설 “러의 민간인 살인 등 수사 지원” 유엔 특별재판소 등 가시화 전망 美재무부, 러-북한 추가제재 시사
우크라 도네츠크 전선서 불뿜는 자주포 18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접전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전선의 최전방에서 자주포가 발사되고 있다.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해 가을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으로 밀려났던 하르키우의 일부 도시를 다시 점령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침공 1주년을 맞이해 대공세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전날 열린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독일과 프랑스 등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강화를 촉구했다. 도네츠크=AP 뉴시스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년을 앞두고 미국이 “러시아는 반(反)인도적 범죄를 책임져야 한다”며 신속한 러시아 전범 처벌과 추가 제재를 시사했다. 러시아는 “미국이 대러 제재를 정당화하기 위해 러시아를 악마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군 사상자가 20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이 나오는 가운데 러시아, 우크라이나 양쪽 모두 올해 평화협상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전쟁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비관론이 우세해지고 있다.
● 美 “러, 반인도적 범죄 책임져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18일 세계 최대 규모의 각료급 연례 국제안보회의인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뮌헨=AP 뉴시스
해리스 부통령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민간인 살인과 고문, 강간, 추방 등 끔찍하고 광범위한 공격을 해왔다. 어린이를 포함한 수십만 명을 러시아로 강제 추방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범죄를 저지른 모든 이와 그들의 상관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우크라이나 사법 절차와 국제 (전쟁범죄) 수사를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 CNBC방송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조만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를 방문해 러시아 전범 처벌을 위한 특별재판소 설치를 논의할 것이라고 이달 초 보도했다.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 부차에서 일어난 민간인 학살을 비롯해 러시아군의 전쟁범죄 정황이 속속 드러났지만 구체적인 처벌 시도는 거의 없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러시아를 지원하는 북한과 중국, 이란에도 강하게 경고했다. 월리 아데예모 미 재무부 부장관도 이날 미국외교협회(CFR) 연설에서 러시아와 지원 국가에 대한 추가 제재를 시사했다. 그는 “러시아 경제는 (서방) 제재로 (경제가 불안한) 이란과 비슷한 모습”이라며 “불법 침공이 멈출 때까지 더 많은 일(제재)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반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대사는 19일 텔레그램을 통해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원과 대러 제재를 정당화하기 위해 러시아에 반인도적 범죄 혐의를 씌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 “언제든 전쟁 종식 가능” 주장도
영국 국방부는 전쟁 1년간 러시아 정규군과 용병단 바그너그룹 등의 사상자가 17만5000∼20만 명(전사자 4만∼6만 명)으로 추산된다고 17일 분석했다. 그럼에도 올해 평화협상을 통한 종전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경제분석조직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19일 발간한 ‘우크라이나 전쟁 백서’에서 “평화협상은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어느 쪽도 양보해야 하는 종전안에 동의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