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회계 공개 불응, 세금 약탈 자인”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대통령실이 회계 장부를 제출하지 않은 노동조합에 정부 지원금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계 장부 제출 시한이었던 15일 노조 327곳 중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등 양대 노총을 포함한 207곳(63.3%)이 회계 장부를 제출하지 않자 후속조치 마련에 착수한 것이다. 양대 노총은 최근 5년간 정부와 광역자치단체로부터 1500억 원 이상의 지원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정부는 회계 장부를 제출하지 않은 노조에 대해 현장 조사를 실시하고, 국고지원금 등 정부의 재정 지원을 중단하거나 삭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정기부금, 조합비 등 노조의 입출금 내역 공시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노조의 회계 투명성은 노조원들의 당연한 권리”라면서 “노조들이 회계장부 제출과 관련한 법을 준수할 수 있도록 여러 후속 조치를 마련해 실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강성 노조의 불법행위와 불투명성이 만연한 현 상황에선 미래 세대 일자리 확보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양대 노총에 대한 지원 명목에는 ‘노조 교육사업’ ‘노동법률 지원사업’ ‘각종 노동자 지원 센터 운영비용’ 등이 포함됐다. ‘노조 체육대회’ ‘근로자 가족 순회음악회’ 등 복지성 지원도 매년 이어졌다. ‘노동단체 건전활동 지원’ ‘노동단체 환경개선’ 등 구체적인 사업 내용을 알기 어려운 지원금도 포함됐다고 권 의원은 밝혔다. 권 의원은 “세금을 지원받지만 내역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억지는 노조 스스로가 세금 약탈 기관임을 자인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