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노조 투명성 강조’ 발언 당일 지침 “근로감독관 노조 출입 거부” 지시도
제1노총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정부의 노조 회계자료 제출 요구에 재차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노정(勞政) 갈등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19일 노동계에 따르면 한국노총은 ‘정부의 회계 추가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하고, 과태료를 부과하면 공동으로 법률 대응을 할테니 절대 과태료를 내지 말고 노총에 보고해달라’는 내용의 지침을 17일 산하 조직에 내려보냈다. 같은날 윤석열 대통령이 “노조 회계 투명성이 노조 개혁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하자마자 회계자료 제출 거부 방안을 모색한 것이다.
이번 지침에는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이 사전통지 절차 없이 노조 사무실을 방문할 경우 출입을 거부하라는 내용도 담겨 있다. 현장조사를 실시하려면 출입조사 개시 7일 전까지 이를 조사대상자에게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는 행정조사기본법상 사전통지 절차를 준수하라는 것이 한국노총의 주장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역시 20일 ‘윤석열 정부 노조 활동 부당개입, 노조탄압 규탄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 대책을 규탄할 예정이다. 민노총은 “정부가 근거 없는 자료 제출 요구에 이어 과태료 부과 등 탄압을 예고했다”며 “민노총은 노조 활동 전반을 원칙에 기초해 운영하고 있다. 기자회견에서 내부 점검 결과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고용부는 노조 투명성 확립을 위해 이달 1∼15일 조합원 수 1000명 이상 단위 노조 총 327곳에 회계자료를 요청했다. 그 결과 120곳(36.7%)만 정부 기준에 맞춰 자료를 제출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