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본회의 표결 날짜 합의 野 지도부, ‘방탄’ 여론 차단에 주력 李, 설훈-이상민 등 잇단 1대1 회동 비명계 “李 없어도 黨 말살 안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지역위원장·국회의원 긴급 연석회의에서 ‘윤석열 정권 검사독재 규탄한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뉴스1
여야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하기로 합의했다. 민주당은 기존 합의된 24일 본회의에 앞서 23일 추가로 본회의를 열자고 했지만 국민의힘이 23일 전당대회 강원 합동연설회 등을 이유로 어렵다고 해 27일로 확정됐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체포동의안 처리에 대비해 이 대표는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과 잇달아 회동키로 하는 등 ‘이탈표’ 최소화에 나섰다. 하지만 당내에선 “이재명 없어도 민주당은 말살되지 않는다”며 공개적으로 퇴진 주장이 나오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 李, 이번 주 중진 비명계 의원 연쇄 회동
이 대표는 최근 “최선의 전략은 승리하는 것이고, 승리하려면 단합이 중요하다”는 취지의 언급을 자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17일 당내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 워크숍에도 참석해 내년 총선 공천을 걱정하는 의원들에게 “열심히 하시라”며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 비명계 “李 없어도 민주당 말살 안 돼”
비명계 현역 의원들은 체포동의안에 관해 공개적인 반응을 아끼는 분위기다. 부결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데 말을 얹을 필요가 없다는 계산이다. 한 비명계 의원은 “구속영장을 보면 검찰이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체포동의안을 가결시켜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또 다른 비명계 의원은 “어차피 기소가 정해진 수순이고, 이 대표가 매주 재판을 받으며 물리적으로 당을 이끌 여유가 없어지면 그때 가서 목소리를 내도 될 것”이라고 했다.
● 당 지도부, 당론 여부 두고 고심
민주당 지도부는 비명계 일각과 국민의힘에서도 ‘불체포 특권 포기’ 압박이 이어지는 것을 두고 엄호에 나섰다.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불체포 특권은 이런 때 쓰라고 있는 것”이라며 “불체포 특권은 형사권을 악용한 정치 공작을 막기 위해 헌법이 국회의원에게 부여한 것으로, 당사자가 포기하고 말고를 결정할 수 없다”고 했다.다만 고조되는 ‘이재명 방탄’에 대한 비판 여론도 의식하는 모습이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19일 기자들과 만나 ‘의원총회에서 당론으로 체포동의안 가부를 정하느냐’는 질문에 “어떤 안건을 의총에 상정하겠다는 논의는 진행된 바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한 친명(친이재명)계 의원은 “의총에서 체포동의안 처리를 당론으로 결정하자고 하면 잡음이 커져 체포동의안 가결 표가 더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당 일각에서 이어지는 주말 장외투쟁 요구에 대해서도 당 지도부는 선을 긋고 있다. 진보 성향 단체인 ‘촛불전환국민행동’은 18일 서울 삼각지역 인근에서 경찰 추산 5000명이 모여 ‘무검유죄, 유검무죄’ ‘윤석열 퇴진’ 등을 주장했다. 이들은 체포동의안 표결 직전 이번 주말에도 대규모 집회를 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