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블랙홀’된 의대] 박민수 복지부 2차관 “병원도 협조를” 전문의 더 뽑아 전공의 부담 줄이고 공공정책수가 확대해 인력 충원 지원 교수 정원도 늘리도록 교육부와 협의
“의대 정원 늘려 필수의료 강화”
박민수 복지부 2차관 “병원도 협조를”
전문의 더 뽑아 전공의 부담 줄이고
공공정책수가 확대해 인력 충원 지원
교수 정원도 늘리도록 교육부와 협의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14일 서울 여의도의 한 회의실에서 인터뷰를 갖고 “필수의료 회복을 위해 공공정책수가를 통한 보상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지난달 말 필수의료 대책을 발표했지만 분만, 소아 등 일부에만 치중됐다는 지적이 있다.
“이번 발표는 시작에 불과하다. 국민 누구나 골든타임 내에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체계를 이번 정부 임기 내에 마련하는 게 목표다. 일단 희귀질환, 중증 응급 정신질환 등에 대한 추가 대책을 하반기(7∼12월) 발표할 계획이다.”
―필수의료가 ‘돈 못 버는’ 과목이 된 이유가 뭔가.
―검사는 비싸고, 수술은 싼 기형적 건강보험 수가(건강보험에서 병원에 주는 진료비) 체계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맞다. 수가는 국민이 낸 건강보험료에서 나가는 만큼 한없이 올려 줄 수는 없다. 영상, 검사 분야에 비해 수술과 처치 비용이 낮게 책정된 부분은 조정을 통해 정상화해 나가야 한다. 급격한 조정으로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의료계와 절충점을 찾아 나가겠다.”
국내 건강보험 체계에서 수가 책정은 정해진 파이 안에서 ‘상대평가’로 이뤄진다. 한 분야의 수가를 올리면 다른 분야 수가는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박 차관은 “공공정책수가는 재정 투입을 늘려 지급하는 것이므로, 이 정책으로 검사 등 다른 분야에서 손해 볼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전공의들이 과도한 업무 부담으로 필수의료를 기피하고 있다.
“대학병원들이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의 노동력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는 건 결국 전문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선 병원들이 전문의를 더 뽑아 기존 교수진과 전공의들의 과도한 업무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정부도 공공정책수가를 적극 확대해 병원이 인력을 추가로 뽑을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교수 정원도 늘릴 수 있도록 교육부와 적극 협의하겠다. 이와 함께 중장기적으로는 인력 공급 자체도 늘려야 한다.”
―인력 공급이라면 의대 정원 확대를 뜻하는 것인가.
―의료계에선 의대 졸업생이 늘어도 ‘피안성(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의사만 더 늘 것이라고 지적한다.
“미용 성형 분야는 수요가 계속 늘고 있으며, 수요가 늘면 공급(의사 수)도 느는 건 자연스러운 이치다. 피안성 의사가 느는 게 잘못된 것이 아니다. 다만, 이 분야와 필수의료 분야의 소득 격차가 너무 벌어지면서 의사들을 흡수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의대 정원 확대와 함께 공공정책수가를 대폭 강화해 늘어난 의사들이 필수의료로 이동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