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깜짝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 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깜짝 방문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처음이다.
로이터통신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키이우 대통령 관저 마린스키궁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나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5억 달러(한화 약 6500억 원) 규모의 새로운 군사 지원 패키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21일 세부사항을 발표할 예정인 해당 패키지에는 우크라이나가 보유 중인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탄약을 포함해 포탄, 대장갑 시스템, 대공감시 레이더 등을 포함한 주요 장비 등이 포함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방문 목적이 ‘미국이 여기에 있다는 것’을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전달하려는 데에 있다며 “우리는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에 대해 “장거리 무기, 그리고 이전에는 우크라이나에 제공되지 않았지만 공급될 수 있는 무기들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예고 없이 방문해 말린스키궁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2023.02.20. [키이우=AP/뉴시스]
이어 “푸틴이 거의 1년 전 침략을 개시했을 때 그는 우크라이나가 약하고 서방이 분열돼 있다고 생각했다”며 “푸틴은 그가 우리보다 더 오래 갈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는 완전히 틀렸다”고 강조했다.
회담 직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전쟁에서) 승리하려는 러시아의 시도는 가망도 없을 거란 명백한 신호”라며 “우리는 함께 러시아의 공포로부터 우리 도시와 국민을 보호할 것”이라고 미국의 군사 지원 약속에 화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시간이 걸리는 한이 있더라도 우크라이나 편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도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은 우크라이나 전 국민을 지지하는 매우 중요한 신호”라고 답했다.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당초 이날부터 사흘간 우크라이나의 서쪽에 인접해 있는 폴란드를 방문해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었다. 이날 일정은 안보상의 이유로 비밀리에 진행됐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폴란드 국경에서 기차를 타고 키이우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이 키이우를 방문할 당시 수도 전역에 공습 사이렌이 울렸으나 러시아 공습에 대한 것은 아니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