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연 ‘식치합시다 한의원’ 원장
그렇다고 아무 음식이나 먹어선 안 된다. 속을 달래고 회복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걸 먹어야 한다. 필자는 장염을 앓을 때 된장죽을 챙겨 먹는다. 된장죽은 된장을 넣어 끓이지 않고, 죽을 끓인 뒤 된장을 한 스푼 풀어 넣는 게 포인트다. 된장 속 효소와 유산균이 열에 약하기 때문에 가열하지 않는 게 좋다.
세 번째, 단백질 흡수에 효과적이다. 탈수가 오면 근육도 같이 소실되기 때문에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 한데 장 기능이 약해진 상태에선 육류나 우유 단백질뿐 아니라 일반 콩을 먹어도 가스가 차고 소화가 잘 안 된다. 그런데 된장은 발효 과정에서 콩 속 단백질이 펩타이드로 분해되기 때문에 단백질의 소화 흡수가 잘된다.
장염 증상이 회복되는 속도에 따라 먹는 음식도 달리해야 한다. 구토가 멎은 직후엔 반찬 없이 된장죽만 먹는다. 설사가 멎기 시작하면 흰쌀로 밥을 질게 해서 된장을 한 스푼 풀어 먹는다. 여기에 부드러운 계란찜, 장조림, 연두부 같은 단백질 반찬을 추가해서 먹으면 입이 덜 심심하다. 소화와 배변 기능이 완전히 회복됐다 싶으면 원래 먹던 현미밥이나 잡곡밥을 꼭꼭 오래 씹어 먹는다. 죽, 진밥, 일상식으로 넘어가는 3단계 식사법이다.
장염에 걸리면 ‘먹느냐, 굶느냐’ 사이에서 고민을 하게 된다. 기력이 달려 먹기로 마음먹은 뒤에는 ‘무엇을 먹느냐’로 다시 머리를 싸맨다. 된장죽과 3단계 식사법을 기억하면 아픈 와중에 식단 고민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덜 수 있을 것이다.
정세연 원장의 ‘장염 걸렸을 때 이렇게 드세요’(https://youtu.be/UvNMBVWiVaQ)
정세연 ‘식치합시다 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