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왼쪽부터), 안철수, 천하람,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21일 오후 대전 동구 대전대학교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02.21. 대전=뉴시스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의 공개 경고에도 불구하고 당권 주자 간 난타전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김기현 안철수 후보 간 양강 대결로 예상됐던 전당대회가 천하람 후보의 가세와 황교안 후보의 맹공격 등으로 구도가 출렁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은 21일 열린 대전 동구 대전대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김 후보의 울산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을 두고 거센 공방을 벌였다. 연설회 전 유흥수 당 선관위원장이 “페어플레이 해야 한다. 엄중한 경고”라고 했지만 소용 없었다.
안 후보는 북한 출신 태영호 의원과 문재인 정부 감사원장을 지낸 최재형 의원 등을 언급하며 “우리 당을 강하게 만든 것은 포용 정신이었다”며 “윤석열 대통령도 문재인 정부가 임명했던 검찰총장 출신”이라고 했다. 김 후보의 ‘민주당 DNA’ 공격에 대한 반박이다. 또 안 후보는 “(김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선거 끝나는 날까지 땅 투기 의혹에 대해 다양한 의혹이 제기될 것”이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황 후보는 “(김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선거 끝나는 날까지 땅 투기 의혹에 대해 다양한 의혹이 제기될 것”이라고 공격했다. 결국 장내에서는 김 후보자와 황 후보자 지지자들 사이에서 야유와 고성이 오가는 충돌이 빚어지자 당직자들이 나서 말렸다.
공방이 격화되면서 당권 주자들 간 기류도 달라지는 양상이다. 당초 결선투표 성사 시 연대 가능성이 제기됐던 김 후보와 황 후보는 황 후보의 거듭된 부동산 의혹 제기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평가다.
반면 결선에 진출해 상대방의 표를 흡수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안 후보와 천 후보는 서로 거리를 좁히는 분위기다. 천 후보는 “(이태원 상권 회복을 위해) 안 후보와 이번주 중으로 이태원을 방문할 것”이라고 했고. 안 후보 역시 전날(20일) 천 후보에게 “이제 한 팀이 됐다”고 말했다.
대전=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