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철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3회 국회(임시회) 환경노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서 거수 표결 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을 가결시키고 있다. 2023.2.21. 뉴스1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어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파업의 일상화’ 우려를 낳고 있는 ‘노란봉투법’을 야당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정부와 경제6단체가 “산업 현장이 1년 내내 노사 분규에 휩쓸려 국가 경쟁력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며 입법 중단을 호소했으나 의석수로 밀어붙인 것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사용자’의 범위가 확대돼 근로계약을 체결한 자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는 모두 사용자가 된다. 원청과 하청 노조 간 노사 관계를 인정한 것이다. 현대차의 경우 2, 3차 협력사까지 하청업체가 5000개가 넘는다. 이들의 교섭 요구에 일일이 응하다 날이 샐 판이고, 결렬 시 파업이라도 벌이면 1년 내내 공장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대기업에 부담을 주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노동조합법 체계와도 맞지 않는다. 원청과 하청 노조 간 단체협약이 체결되면 하청업체는 자기가 체결하지도 않은 단체협약을 따라야 한다. 교섭이 결렬돼 공장이 멈추면 하청업체는 교섭 당사자가 아님에도 파업의 피해를 떠안을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민주당은 노란봉투법을 민생입법 과제라며 본회의에서도 강행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노사 리스크가 커지면 결국 기업은 한국을 떠나고, 그 피해는 국민이 떠안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가뜩이나 강성 노조로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라는 인식이 뿌리 깊은데, ‘파업 만능법’까지 도입되면 누가 투자하려 들겠나. 민주당과 정의당은 노사 간 갈등을 부추겨 일자리 만드는 기업을 내쫓는 입법을 중단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