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4〉 독립심과 책임감 가르치기
일러스트레이션 김수진 기자 soojin@donga.com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오은영 소아청소년클리닉 원장
양육의 목적은 아이가 독립적인 인간으로 잘 살아가게 하는 것이 맞다. 독립심과 함께 책임감까지 길러 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음의 몇 가지는 유념하였으면 한다.
첫째, 아이가 스스로 뭔가를 시도하려고 하면 기꺼이 허락해준다. 아이들이 무엇인가를 스스로 하는 것에 관심을 보이고 표현하기 시작할 때가 있다. 아주 기꺼이 허락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 결과물에 대해서는 비판하지 말아야 한다. 뭔가를 스스로 하려고 시도했다는 것 자체를 칭찬해 주고, 결과가 나쁘더라도 스스로 하려는 의지와 노력의 과정을 높이 평가해준다.
셋째, 부모가 책임감과 독립심의 모델이 되어야 한다. 아이들은 부모를 보고 자라고, 부모를 통해 배운다. 부모 스스로가 책임감 있고 독립심 있는 행동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부모가 뭔가를 결정할 때 충분히 생각하고 지나치게 두려워하지 않으면서 흔들림 없이 결정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적당한 사회적 관습 안에서 책임을 지는 모습들을 직접 보여 주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아이가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과정을 적극적으로 격려해준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많은 문제에 직면한다. 문제해결 능력은 인간이 배워야 하는 중요한 기술이다. 아이가 어릴 때는 문제를 해결해 나갈 때 부모가 옆에서 도와주고 조언해 주지만, 점차 커 갈수록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지도한다. 이때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문제점이나 오류 등을 아이 스스로 찾아내서 이것들을 해결해 나가는 방법을 아이가 찾을 수 있게 돕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다섯째, 아이가 실패나 실수, 잘못을 두려워하지 않고 직면하도록 돕는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가 실패나 실수를 통해서 실망하고 좌절하는 것을 지나치게 걱정한다. 이런 경험을 하지 않도록 감싸주고 미리 막아주려고 한다. 그런데 이런 부모의 노력은 결국 아이에게 해가 될 수도 있다. 아이들은 실패를 통해서 성장한다.
여섯째, 아이가 부모의 도움을 필요로 할 때 적극적으로 도와준다. 어린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 많이 성장한 아이들도 때때로 부모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마음이 힘들 때 부모에게 의지하고 싶어 하고 기대고 싶어 한다. 아이가 부모를 필요로 할 때, 가능한 한 ‘부모’는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 도움을 주고 위로해 주어야 한다.
여덟째, 아이 연령에 맞는 책임감을 부여한다. 어릴 때는 자신이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정리하는 수준에서 시작하여 점차 아이가 할 수 있는 범주 내에서 할 일들을 할당해 주고, 그것들을 실천해 나가도록 지속적으로 격려한다. 단, 이러한 과제를 할당하고 부여하는 과정은 합리적이어야 한다. 부당하다고 느끼지 않도록 아이와 잘 의논해야 한다.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오은영 소아청소년클리닉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