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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왕이, 푸틴 만나려 방러… “시진핑 러시아行 사전 작업”

입력 | 2023-02-22 03:00:00

美 압박 강화되자 양국 더 밀착
시진핑, 내달 中양회후 방러 가능성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깜짝 방문하면서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자 중국과 러시아 또한 미국 견제를 위해 밀착하고 있다. 중국의 외교사령탑 왕이(王毅·사진)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은 21, 22일 러시아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세르게이 랴브로프 외교장관 등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측근으로 꼽히는 왕 위원의 러시아행이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 성격이라고 20일 보도했다.

21일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구체적인 일정을 공개하지 않은 채 “왕 위원이 이날 오후 모스크바에 도착한다”고 보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또한 왕 위원의 방문을 두고 “의제가 명확해 깊이 있는 얘기를 할 것”이라고 했다. 타스통신은 지난달 30일에도 “푸틴 대통령이 올 봄 시 주석을 모스크바로 초청했다”고 전했다.

2012년 말 집권한 시 주석은 지금까지 총 8차례 러시아를 찾았다. 집권 후 첫 해외 순방인 2013년 3월 러시아부터 찾았을 정도로 중-러 관계에 공을 들였다. 마지막 방문은 2019년 6월이다. 2000년 집권한 푸틴 대통령 또한 총 14차례 중국을 찾았다. 서방이 중국의 인권 탄압을 이유로 지난해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외교적으로 보이콧했지만 그는 주요국 정상 중 이례적으로 개회식에 참석했다.

미 외교매체 디플로맷은 두 사람이 국제회의에서 만난 횟수까지 포함하면 시 주석의 집권 후에만 40차례 이상 만났으며 서로를 “옛 친구”라 부른다고 전했다.

중국 현지에서는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 시점을 이르면 다음 달 중순 이후로 보고 있다.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인민대표대회)가 다음 달 4∼11일 열리므로 그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WSJ는 20일 “중국은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 강화로 러시아가 패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시 주석이 러시아 방문 중 평화협상 등 러시아의 완전 패배를 막을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1일 “내정 불간섭이 국제관계의 근본”이라며 미국의 국제사회 개입을 반대하는 시 주석의 국제안보 구상 ‘글로벌안보이니셔티브(GSI)’ 개념을 소개했다. 친강(秦剛) 외교부장은 이날 “중국의 안전 없이는 세계의 안전도 없다”고 주장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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