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헤르손, 하르키우, 드니프로 지역의 아동들에게 전쟁이 미치는 치명적인 영향을 보여주는 새로운 조사결과가 나왔다.
국제구호개발NGO ‘월드비전’은 우크라이나 지원사업을 협력하고 있는 기관(Arms of Mercy)과 함께 지난해 12월, 9세에서 17세 사이 총 457명의 아동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83%의 아동들이 자신의 안전에 대해 극도로 우려하는 불안을 보이고 있으며, 3명 중 1명 이상이 폭력을 주요 걱정거리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월드비전 우크라이나 위기 대응 책임자인 크리스 팔루스키는 “우크라이나의 아동들은 평화가 절실히 필요하다”며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많은 아동들에게, 이 분쟁은 1년이 아닌 9년이 넘게 지속되었다. 지난 2월, 분쟁이 시작되기 전부터 동부 우크라이나 아동의 5명 중 1명은 폭력, 이주, 가족과의 이별 등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이에 대처하면서 흡연을 하거나 합성 약물을 접하고 있었다. 십대 소년들의 약 80%가 흡연과 마약의 경험이 있다는 사실은 매우 충격적인 일”이라고 증언했다.
팔루스키는 “아동들은 트라우마 위에 쌓여있는 트라우마에 대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150만 명 이상의 아이들이 전쟁의 경험으로 인해 우울증,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조울증 또는 정신 질환을 앓을 수 있다고 예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약물 남용의 증가 외에도, 아동들은 두려움과 같은 그들의 감정을 억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설문 응답 아동의 21%는 또래 친구들이 현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으로 ‘물리적 폭력’을 행한다고 답했다. 이는 아동들 서로 간의 폭력도 포함된다. 그들은 자신의 친척과 가족들이 포격을 당해 상처를 입고, 부모들이 전선에 나가 있는 것을 보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복수하고 싶은 감정을 느끼고, 이 모든 것이 극도로 불공평하다고 느낀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이들은 경제적 손해를 겪고 있고, 전쟁 이전의 삶의 터전을 잃어버렸다.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한 필수적인 교육은 거의 불가능하다. 잦은 정전과 비행 경보로 인해 많은 아동들이 학교에 갈 수 없게 되었고, 벙커에서 온라인 수업에 연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한국월드비전 조명환 회장은 “아동들이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건강한 정신을 회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분쟁의 모든 당사자들은 국제인도법 및 인권법을 존중하고 준수해야 한다. 평화가 없다면 우크라이나의 아동들은 정신적으로도 심각한 피해를 계속 입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