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윤석열 대통령이 지시한 은행권 과점 체제를 해소하기 위해 ‘스몰라이선스’ 도입과 영국식 ‘챌린저뱅크’ 진입을 검토한다. 이와 함께 경영진 보수에 대한 주주 투표권인 ‘세이온페이’ 제도와 금융사 수익 변동시 임직원 성과급을 환수·삭감하는 ‘클로백’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은행권 경쟁 촉진을 위해 기존 은행권 내 경쟁 뿐만 아니라 은행권과 비은행권간 경쟁, 스몰라이선스·챌린저 뱅크 등 은행권 진입정책, 금융과 IT간 영업장벽을 허물어 실질적인 경쟁을 촉진하는 방안 등 다양한 경쟁촉진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스몰라이선스는 은행업 인가 단위를 세분화하는 것으로, 은행 인가를 중소기업금융이나 소매금융 식으로 단위를 나눠서 진입 장벽을 허물어주는 제도다. 챌린저 뱅크는 단기 수익성보다는 금융시장 혁신에 중점을 둔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된 소규모 특화은행을 말한다.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존 금융기관 중심의 구조에 대한 문제의식이 대두되면서, 영국을 중심으로 기존 대형 은행 중심의 과점 체재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됐다.
김 부위원장은 “최근 각계각층에서 은행권에 대한 많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며 “고금리 등으로 어려운 경제 여건이 지속되고 국민들의 대출이자 부담 등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은행권은 막대한 이자수익으로 역대 최고의 성과를 거두고 고액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에 대해 국민들로부터 따가운 질책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짚었다.
이어 “은행이 고객에게 충분한 선택권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이자수익에만 치중하고 예대금리차를 기반으로 과도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은행권 전반에 대해 혁신을 위해 TF를 구성해 미래를 위한 혁신과 변화보다는 안전한 이자수익에만 안주하는 지나치게 보수적인 영업행태 등 그간 은행권에 대해 제기된 다양한 문제점들을 전면 재점검해 과감히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계부채 질적 구조개선과 예대금리차 공시제도 개편 등 금리체계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보수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세이온페이(Say-On-Pay) 도입 여부, 클로백(Claw-back) 강화 등을 살펴보고 배당·자사주 매입 등 주주 환원정책도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부위원장은 “손실흡수능력 제고 차원에서 스트레스 완충자본 도입, 경기대응완충자본 적립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며 “금융회사의 비금융업 영위 허용, 해외진출 확대 등 비이자이익 비중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사회공헌활동을 보다 활성화하기 위한 실적 공시 등 다양한 방안도 고민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은행권 뿐 아니라 타 금융업권의 적극적인 동참도 강조했다.
그는 “예금·대출 등에 있어서 실질적인 경쟁이 촉진될 수 있도록 은행권 뿐만 아니라 보험, 증권, 저축은행 등 다른 금융업권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며 “성과급 등 보수체계와 주주환원 등은 전 금융업권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검토과제별 현황 파악 및 해외사례 연구 등 개선작업을 추진해 6월 말까지 개선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