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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빈 신생아실…작년 합계출산율 0.78명, OECD 유일 ‘0명대’

입력 | 2023-02-22 13:29:00

서울 중구의 한 병원 신생아실에 놓인 아기 바구니 곳곳이 비어 있다. 뉴스1


지난해 합계 출산율이 0.78명으로 집계돼 또 사상 최저 기록을 세웠다.

낮은 출생아 수에 더해 사망자 수마저 급증하면서 지난해 인구는 역대 최다인 12만명이 자연감소했다.

22일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2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전년보다 0.03명 감소한 0.78명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한다.

합계출산율은 2015년에 1.24명으로 전년보다 0.03명 소폭 오른 뒤 2016년에 1.17명을 기록하며 7년째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출생아 수는 2021년 26만600명보다 1만1500명(4.4%) 줄어든 24만9000명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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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아 중 첫째아는 15만6000명을 기록해 전년보다 8000명(5.5%)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출산을 미루던 부부들이 코로나19 장기화로 결국 출산을 결심한 것으로 풀이된다.

둘째아는 7만6000명, 셋째아 이상은 1만7000명을 기록해 각각 1만5000명(16.8%), 4000명(20.7%) 감소했다.

지역별로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1명을 넘어서는 지역은 세종(1.12명)이 유일했다. 합계출산율은 세종에 이어 전남(0.97명), 강원(0.97명) 순으로 높았고 서울(0.59명), 부산(0.72명) 순으로 낮았다.

대전은 합계 출산율이 전년보다 4% 늘었으나 나머지 세종(-12.3%), 울산(-9.8%), 충북(-8.2%) 등 16개 시도는 모두 합계출산율이 전년보다 떨어졌다.

주요국과 비교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인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국제 비교 연도인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0.84명인데, 우리보다 순위가 한 단계 높은 이탈리아(1.24명)와도 차이가 크게 난다. OECD 평균 합계출산율은 1.59명이다.

다만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OECD 국가 중 출산율이 1.3명 미만으로 떨어진 나라들이 평균 13.6년에 출산율 0.35명 정도를 회복한 경험이 있다”며 “(2025년 출산율 반등이)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라고 밝혔다.

이어 “어떻게 정책적으로 아이를 낳게 조금 더 할 수 있느냐는 고민이 되는 부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사망자 수는 전년 대비 5만5100명(17.4%)이 급증한 37만2800명으로 통계 작성 이래 최다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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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4월에 코로나19 확산으로 사망자가 급증한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 지난해 3월 사망자수는 4만4600명을 기록해 전년보다 무려 68%가 급증했고, 4월 사망자수도 3만6700명으로 집계돼 46.3%가 늘어났다.

우리나라 인구는 지난해 무려 12만3800명이 자연감소했다. 2021년에 우리나라 인구가 5만7300명 자연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감소 폭이 커진 것이다.

지난 2020년 사상 처음으로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넘어서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한 데 이은 3년째 자연감소다.

인구 자연증가(출생-사망)는 2010년까지만 해도 20만명을 넘겼으나 2013년(17만명) 10만명대로 내려앉은 뒤 2017년 7만2000명, 2018년 2만8000명, 2019년 7600명 등으로 급속도로 줄고 있다.

시도별로 보면 세종은 출생아 수가 사망자 수보다 많아 1500명이 자연증가한 반면, 나머지 16개 시도는 모두 자연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1만6500명), 부산(-1만3600명) 순으로 자연감소 정도가 컸다.

2021년에는 세종 외 경기, 울산 지역에서도 자연증가가 나타났었다.

이날 발표된 출생·사망 통계는 잠정치이며 출생 통계 확정치는 오는 8월에, 사망 원인을 포함한 사망 통계 확정치는 오는 9월에 공표될 예정이다.

(세종=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