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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원 속 이순신 저작권료 달라…‘친일 논란’ 작가 후손 소송

입력 | 2023-02-22 16:29:00

장우석 화백 후손, 한국은행 상대로 소송 제기



1983년부터 현재까지 유통되고 있는 100원 주화(왼쪽)와 충무공 이순신 장군 표준영정. 게티이미지뱅크/뉴스1


100원 동전에 사용되는 이순신 장군 표준 영정의 작가인 고(故) 장우성 화백의 후손이 한국은행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22일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화폐 도면에 표시되는 위인화와 관련된 소송현황자료’에 따르면 장우석 화백의 후손은 2021년 10월 한은을 상대로 이와 같은 소송을 제기했다. 1973~1993년 이용된 500원 권과 1983년부터 현재까지 유통되고 있는 100원 주화에 사용된 이순신 장군 영정 사용료를 지불하라는 요구였다.

한은은 “1975년 화폐 영정 제작 당시 적정 금액인 150만 원을 이미 지급했다”며 “저작권 남용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현재 1심 소송이 진행 중이며 다음 달 3일 세 번째 변론기일이 예정돼 있다.

해당 영정을 그린 장 화백은 2009년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됐다. 이후에도 꾸준히 친일 행적 논란이 제기돼온 인물이다. 일제강점기에는 조선총독부가 주관한 ‘조선미술전람회’, ‘반도총후미술전’ 등에 그림을 출품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한편 정부와 한은은 친일 논란에 휩싸인 장 화백의 이순신 장군 영정을 표준영정에서 해제하고자 10년간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 표준영정은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장관이 지정하며 이를 바탕으로 동상·지폐·우표 등이 제작된다.

앞서 문화재청은 문체부에 표준영정 지정 해체 요구를 2번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문체부는 “친일 논란은 심의 규정상 지정 해제 사유로 볼 수 없다”며 반려했었다. 이에 2020년부터 세 번째 심의가 진행 중이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