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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님 모친상 문자가 왜 내게?”…태백시에 뿌려진 부고장 정체

입력 | 2023-02-22 18:38:00


MBC 방송화면 캡처

현직 지방자치단체장이 계좌번호가 담긴 부고 메시지를 다수의 시민에게 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22일 뉴스1, MBC 등에 따르면 태백 시민 상당수는 지난해 12월 이상호 태백시장으로부터 모친상 부고 메시지를 받았다. 메시지에는 상주인 이 시장의 이름과 빈소 정보, 그리고 ‘코로나19 상황으로 문상이 쉽지 않음을 잘 알고 있기에 불가피하게 계좌를 알려드린다’는 글과 함께 이 시장의 계좌번호가 담겨 있었다.

해당 문자가 이 시장과 개인적인 친분이 없는 시민들에게까지 보내진 것으로 파악되면서 지역사회에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반응이 나왔다. 또 해당 문자가 일반 시민에게 무작위로 발송됐을 경우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 시장은 상중에 경황이 없어 비서실에서 시장 지인들에게 임의로 메시지를 전파했다고 MBC에 해명했다. 그는 “카카오톡을 주고받은 사람에게만 보냈는데 퍼지고 퍼져 시민들이 다 알게 된 것 같다. 송구스럽고 죄송하다”면서도 메시지가 지역사회에 복사돼 퍼진 것은 모친상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음해라고 주장했다.

MBC 방송화면 캡처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현직 태백시장의 부고장이 태백시민들에게 무작위로 발송된 것도 문제지만, 부고장에 조의금을 보낼 시장 명의 은행 계좌번호를 버젓이 넣는 것은 매우 부적절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태백시민들에게 무작위로 부고장을 발송한 것은 명백한 개인정보보호법과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이라면서 “‘오얏나무 아래에서는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격언을 이 시장은 명심하고, 앞으로는 신중하게 처신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태백시 관계자는 “시장님이 ‘아무한테나 보내지 말고, 카카오톡 친구 추가된 사람들에게 전달하라’고 비서실에 지시했는데 연락하지 않는 분한테도 (메시지가) 간 것 같다”면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시민들께 염려를 끼치게 돼 송구하다”고 밝혔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