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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G7 성명에 ‘원전오염수 투명한 방류 환영’ 넣자”… 韓-中 반발

입력 | 2023-02-23 03:00:00

日, 올 봄~여름 오염수 방출 앞두고
원전 견학행사 등 국내외 여론전
韓-中 “주변국 동의없이 방출 안돼”
日 “IAEA 검증 받아… 문제 없어”



올 1월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부지 현장 모습. 방사성 물질 오염수가 담긴 탱크가 가득 들어차 있다. 아사히신문 제공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일본 정부가 오염수 방류를 정당화하기 위한 국내외 여론전에 돌입했다. 올해 주요 7개국(G7) 회의 의장국인 일본은 G7 공동성명에 오염수 방류를 위한 투명한 과정을 환영한다는 문구를 넣는 방안 또한 검토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이를 막을 수단이 마땅치 않아 고민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이 오염수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만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검토와 별도로 한일 양국이 참여하는 오염수 처리 검증 및 확인 작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오염수 갈등이 심화하면 위안부, 강제징용 피해 배상 등 기존 사안으로 이미 복잡한 한일 관계가 더 꼬일 수 있어 고민을 안기고 있다.


● 日, G7서 ‘투명한 절차 환영’ 명기 추진
일본은 2021년 오염수 해양 방류를 결정했고 지난해 설비 공사도 시작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내각은 올해 봄에서 여름 사이에 태평양에 방류를 시작하기로 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내각은 4월 홋카이도 삿포로에서 열리는 G7 기후·에너지·환경장관 회의에서 오염수와 관련해 ‘방류를 위한 투명한 과정을 환영한다’는 문구를 공동성명에 명기하자고 G7 회원국에 제안했다. G7을 등에 업고 여론몰이를 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독일 등 원전에 신중한 국가도 있어서 실현 여부는 미지수다.

후쿠시마 원전의 운영사 도쿄전력은 최근 오염수 관련 자료를 모은 웹사이트에 신규 페이지를 만들었다. 이곳에 ‘삼중수소 외 방사성 물질 제거’ ‘삼중수소는 인체에 축적되지 않음’ 등의 문구를 넣고 관련 동영상도 게재했다. 환경성은 이달 중순 내외신 기자를 상대로 후쿠시마 원전을 취재하는 견학 행사도 열었다. 경제산업성 또한 다음 달 외신을 대상으로 오염수 해양 방출 설명회를 개최한다.

후쿠시마 오염수는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쓰나미로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한 뒤 핵연료 냉각수에 빗물, 지하수 등이 유입돼 발생했다. 인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삼중수소(트리튬), 세슘 등 방사성 물질이 있다. 도쿄전력은 이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정화한 뒤 탱크에 저장해 후쿠시마 원전 부지 내에 보관해 왔다. 현재 보관 중인 오염수는 총 132만 ㎥로, 일본 도쿄돔(124만 ㎥)을 꽉 채우고 남는다. 일본 정부는 “방사성 물질 대부분을 제거해 방류해도 위험이 크지 않다”고 주장한다. 환경단체들은 “ALPS로 걸러지지 않는 삼중수소 등이 남아 있다”고 맞선다. 이에 IAEA는 한국 등이 참여한 가운데 오염수 처리 안전성을 검토해 방류 전후로 보고서를 발표하기로 했다.



● 韓, 투명한 정보공개-검증 강력히 촉구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대선 때부터 (일본이) 주변 관련국에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투명하게 설명하고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고 밝혔다. 해양수산부는 바다에 폐기물을 버리지 못하도록 하는 ‘런던의정서’를 근거로 문제를 제기할 계획이다.

중국도 반발하고 있다. 외교사령탑인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은 18일 “국민 건강과 해양 환경에 관한 일인 만큼 일본이 독단적으로 방출해선 안 된다”고 했다. 후쿠시마 어민단체를 중심으로 한 일본 내부의 반발도 적지 않다.

기시다 내각은 IAEA 검증을 받고 하는 방류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야시 요시마사 외상은 최근 “방출 전후로 모니터링을 하겠다. 정보를 투명성 있게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