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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김성태 “이재명과 최소 5회 통화”… 檢, ‘대북송금’ 경기도청 압수수색

입력 | 2023-02-23 03:00:00

기존 4차례외 부동산업자 통해 통화
해당 업자, 李에 1000만원 후원도
이재명측 “허무맹랑한 주장” 부인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쌍방울 실소유주 김성태 전 회장으로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최소 5차례 통화했다는 진술을 확보해 수사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근무했던 경기도청에 대한 대대적 압수수색에 나서며 경기도와 쌍방울의 유착 관계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2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최근 김 전 회장으로부터 기존에 알려진 4차례 통화 외에 “2020년 말 경기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쌍방울 계열사 사외이사인 이모 씨가 이 대표와 통화를 연결해줬다”는 진술을 확보해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이 씨는 이 대표와의 친분을 과시하면서 김 전 회장에게 통화를 연결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 전 회장은 통화 내용에 대해선 “구체적인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화를 연결해준 이 씨는 부동산 개발업자로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이 대표에게 1000만 원을 후원하기도 했다.

앞서 검찰은 김 전 회장으로부터 2019년 1월 중국 선양에서 북한 인사들을 만나 경기도의 스마트팜 비용을 대납하기로 합의한 자리에서 통화한 것을 비롯해 총 4차례 이 대표와 통화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반면 이 대표 측은 “이런 허무맹랑한 주장 때문에 검찰이 신뢰를 잃고 있는 것”이라며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들이 22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 기획조정실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쌍방울그룹의 대북 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이날 경기도청 도지사실과 도지사비서실, 경기도의회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수원=뉴시스 

또 검찰은 22일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를 지낼 때 대북사업을 총괄했던 이 전 부지사가 근무한 경기도청에 대한 대대적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압수수색 대상은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의 도지사실과 도지사비서실, 경제부지사(옛 평화부지사)실, 기획조정실 등 10여 곳이다. 이에 대해 경기도는 “김동연 지사의 PC까지 압수수색했는데 지난해 7월 취임한 김 지사의 PC가 2020년 1월 퇴직한 이 전 부지사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며 “사실상 도정을 멈춰 세운 것으로 유감”이란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이에 대해 “경기도지사 업무용 PC를 압수수색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검찰은 도청 압수수색과 별개로 이날 이 전 부지사를 대북송금 관련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또 이 전 부지사와 김 전 회장의 일대일 대질 조사를 진행했다. 이날 1시간가량 진행된 대질 조사에서 김 전 회장은 이 전 부지사에게 비교적 차분한 어투로 “잘 생각해봐라”, “이게 무죄가 나오겠느냐”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의 대북송금은 모르는 내용”이라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앞서 검찰은 15일 이 전 부지사를 불러 김 전 회장을 비롯해 쌍방울그룹 방모 전 부회장, 아태평화교류협회 안부수 회장 등과 4자 대질 조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이 전 부지사가 대북송금에 관해 모른다며 혐의를 부인하자 김 전 회장이 “거짓말을 한다”며 고성을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구민기 기자 k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