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올해 4월 1일 예정이었던 마일리지 제도 개편을 전면 재검토한다. 주무부처인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에 이어 여당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커진 결과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적립 및 공제기준 변경 ▲신규 우수회원 도입 등 마일리지 제도 전반을 면밀히 다시 세울 방침이다. 발표 시점은 미정으로 상당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 신규 제도 시행 전까지는 현행 제도를 그대로 유지한다.
대한항공은 이번 마일리지 제도 변경 시행 재검토와는 별도로, 고객들이 보다 원활히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보너스 좌석공급 확대 ▲다양한 마일리지 할인 프로모션 ▲ 마일리지 사용처 확대(기내면세품 구매, 진에어 등)를 시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마일리지 복합결제 서비스인 ‘캐시앤마일즈’는 3월 중에 달러를 결제 통화로 추가해 운영한다.
업계 관계자는 “누구나 납득 가능할 만한 개편안을 마련하기 전까지 쉽사리 발표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고객의 목소리를 많이 듣고 그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야만 개편안 시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오는 4월부터 마일리지 제도인 ‘스카이패스’를 대대적으로 개편 운영할 계획이었다. 당초 2021년 4월부터 시행하려 했지만 코로나19로 시행시기를 2년 늦췄다.
하지만 새 제도가 마일리지 공제율을 ‘지역별’이 아닌 ‘거리별’로 바뀌며 고객들의 반발을 샀다. 단거리 노선은 공제율이 축소되는 반면 장거리 노선은 더 많은 마일리지를 필요로 한다는게 골자다.
예컨대 평수기 뉴욕은 마일리지를 사용하면 일반석 3만5000마일, 비즈니스석 6만2500마일, 일등석 8만마일이면 갈 수 있었다.
반면 단거리 노선인 일본 오사카는 차감 마일리지가 1만5000에서 1만2500으로 줄어든다. 베트남 다낭도 공제 마일리지가 2만마일에서 1만7500마일리지로 축소된다.
항공사 고객 대부분이 단거리 노선을 통해 마일리지를 쌓고, 장거리 노선에서는 마일리지를 소진한다는 점에서 혜택이 줄어든다는 지적이 잇달았다.
이에 원희룡 장관은 지난 15일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항공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이번 개편안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이어 19일에는 대한항공 마일리지 개편안과 관련해 “코로나 기간 살아남게 해줘 감사하다는 눈물의 감사 프로모션은 하지 못할망정 불만을 사는 방안을 내놓았다”고 비난의 강도를 높였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원장도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국민이 낸 혈세로 고용유지지원금 등을 받고 국책은행을 통한 긴급 자금을 지원받은 것을 잊고 소비자를 우롱하면 되겠나”며 여당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대한항공은 결국 마일리지 제도 개편을 전면 보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