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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수영 못해요”…다리 난간 위 ‘극단 선택 남성’ 껴안고 버틴 父子

입력 | 2023-02-23 10:19:00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News1


낙동강 다리 위에 올라가 극단선택을 하려던 한 남성을 지나가던 시민이 구했다는 사연이 전해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22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우연히 한 분을 살리게 됐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에 따르면 이날 오후 아들과 자전거를 타고 강이 내려보이는 다리를 건너고 있었다. 중간쯤 지날 때 안 좋은 표정을 짓고 멍하니 강을 바라보는 한 남성을 봤다. 그의 표정이 심상치 않아 자전거를 세우고 중3 아들이 놀라지 않게 설명한 뒤 ‘신고하자’고 제안했다.

A씨는 “112에 전화를 걸어 ‘순찰대를 보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하던 도중 다리 난간 위로 올라가 타이타닉 자세를 하더라”며 “아들에게 휴대폰을 건네주고 바로 뛰어가 그분을 까치발로 안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저씨 이러시면 안 된다. 대화를 하자’는 말에도 대답 없는 남성은 다리로 떨어지려고 힘을 주더라. 남성을 안은 상태에서 ‘대화 조금만 하고 다시 결정해도 늦지 않는다’, ‘나 수영 못 한다’ 계속 말을 걸었다”고 말했다.

계속 설득하는 상태에서도 이윽고 아래로 떨어지기 위해 몸을 기울인 남성을 붙잡고 있었다는 A씨는 “버티기가 너무 힘들었다”며 “그 사이 지나가던 다른 시민이 같이 붙잡아 줬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씨는 “(그분이) 울면서 ‘나 혼자 죽으면 되는데 같이 죽는다. 놓아달라’고 하더라. 그래서 ‘저 죽기 싫으니까 힘 빼고 대화하자’고 거듭 말하니 다리 힘을 풀고 바닥으로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경찰, 구조대원이 오기 전까지 남성을 붙잡고 있다가 무사히 인계한 후 아들과 집으로 왔다는 A씨는 “아들이 많이 놀란 거 같아서 덤덤한 척 괜찮다고 달랬지만 저도 많이 놀랐다”며 “다들 힘든 시기에 안 좋은 생각, 위험한 선택은 안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온몸에 전율이 느껴졌다. 아무나 할 수 없는 큰일을 하셨다. 그분은 새로운 인생 사신다고 생각하고 힘든 시기 잘 헤쳐 나가 새 삶을 사시길 기원한다”, “칭찬과 존경받을 만한 일을 하셨다”, “좀 넘어져도, 후회해도 괜찮다. 살다 보면 웃을 날도 올 것”, “위기를 넘겼으니 힘차게 살아가실 거라 믿는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