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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비판할까 두려웠나…中, 챗GPT 서비스 차단

입력 | 2023-02-23 11:08:00


미국 오픈AI가 개발한 인공지능(AI) 채팅로봇(챗봇) ‘챗GPT’에 대해 중국 정부가 자국내 정보기술(IT)기업에 서비스 차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챗GPT가 중국 체제를 비판할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22일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 규제 당국이 텐센트·알리바바 그룹 등 자국 IT기업을 상대로 자사 플랫폼에서 챗GPT 사용을 금지하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IT기업은 앞으로 챗GPT는 물론 이와 유사한 AI 챗봇 서비스를 제공할 때도 사전에 규제 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이에 따라 텐센트는 AI 챗봇 서비스 일부를 중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에서 불어온 챗GPT열풍에도…中, 사전검열 어려워 ‘노심초사’

챗GPT는 지난해 11월 공개된 AI 챗봇으로 인터넷상의 방대한 데이터를 토대로 사용자 질문에 능숙한 문장으로 답변한다. 오픈AI에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토(MS)는 최근 챗GPT를 자사 검색엔진 ‘빙’(Bing)에 활용해 호응을 얻었고 이에 자극받은 구글도 유사한 AI챗봇 출시를 예고했다. 챗GPT는 IT분야에서 기술 혁신을 상징하는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중국에서는 공식적으로 챗GPT를 사용할 수 없다. 그러나 일부 현지 누리꾼들은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해 우회 접속하는 방식으로 챗GPT를 접하고 있다. 챗GPT와 대화를 나눈 후기도 위챗 등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중국 규제 당국은 미국에서 개발된 AI 챗봇을 매우 경계하는 분위기다. AI 챗봇이 사용자 질문에 답변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상에서 다량의 데이터를 분석해야 하는데 논문, 기사, 서적 등 양질의 자료 대부분이 미국·유럽에서 작성됐기 때문이다. 사전 검열 없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나 중국 공산당 체제, 중국 내 인권 문제 등에 대해 비판적인 답변을 내놓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실제로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챗GPT 등 AI 챗봇을 이용한 서비스가 미국의 가짜 정보 확산과 세계적인 여론 조작을 돕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도 구글, 야후 등 미국 IT기업의 자국 서비스를 차단했다. 지금도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 대부분의 해외 SNS는 중국에서 VPN 우회 없이는 접속할 수 없다.

◇中 IT기업, 자체 AI챗봇 개발해도…답변 내용에 법적 책임져야

당국이 강도 높은 규제책을 내놓자 중국 IT업계에서는 기술 혁신이 당국의 검열에 가로막힐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IT기업 고위 관계자는 챗GPT가 당국의 검열 때문에 중국 시장에 진출할 수 없게 됐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토로했다.

또 다른 IT기업 관계자는 당국의 이번 경고와 관계 없이 그간 AI 챗봇 개발에 몸을 사릴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AI 챗봇은 반응을 제어할 수 없기 때문에 자사 플랫폼에 추가하기 어렵다”며 중국 체제에 비판적인 답변이 발견될 경우 IT기업이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고 했다.

태평양 너머에서 불어온 챗GPT 열풍에도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두 등 중국 IT기업들이 이를 자사 서비스에 활용하지 않고 자체적인 AI 챗봇 개발 계획만 발표한 이유 역시 당국의 검열 문제 때문이라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분석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