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경, 수축과 팽창, 1976, Gelatin silver print, 27.2x27.8cm, (12prints), ed.mono_6. 사진:백아트 제공
‘알맹이는 가라!’
22일 서울 종로구 백아트 갤러리에서 팔순을 앞둔 예술가가 퍼포먼스 도중 외쳤다. 옷을 훌렁 벗어 던지고 삼각 수영복만 입은 채 훌라후프를 돌리는 그는 꽃무늬 버선과 알록달록한 샤워캡을 쓰고 있다. 부끄러워하는 관객들에게 탁구공을 날리고 등판을 후려치는 퍼포먼스까지 성능경(79)의 트레이드마크다. 그가 물러가라고 외치는 알맹이란 양복과 넥타이 속에 숨어 체면 차리기 급급한 권위주의는 아닐까.
성능경 작가. 사진:백아트 제공
이날 개막한 백아트 개인전 ‘아무것도 아닌 듯…. 성능 경의 예술행각’에서는 ‘끽연’, ‘수축과 팽창’ 등 1960~80년대 초반 대표 퍼포먼스를 기록한 사진 작품과 최근 마무리한 ‘그날그날 영어’ 연작, 지금도 매일 작업하고 있는 ‘밑 그림’ 연작 등을 만날 수 있다. ‘그날그날 영어’는 수년간 동아일보에 연재됐던 영어 교육 섹션을 스크랩하고, 여기에 작가가 직접 공부한 흔적을 남겨 그림을 그렸다. ‘밑 그림’은 2020년 7월부터 매일 아침 화장실에서 사용한 휴지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이를 앱 프로그램을 이용해 색깔을 입혔다. 전시는 무료이며 4월 30일까지 열린다.
1968년 10월 17일 ‘한강변의 타살’ 퍼포먼스를 정강자, 정찬승과 함께 하고 있는 강국진(가운데).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이번 책은 2014년 11월 강국진 유족이 미술관에 기증한 기록 9500여 점을 정리한 것이며, 그의 작업에 관련한 기록과 드로잉, 전시인쇄물 및 학교·교직 활동 기록이 있다. 특히 강국진이 개인 카메라로 기록한 1967년 ‘한국청년작가연립전’ 전시 전경 사진이 다수 포함됐다. 이밖에 컬렉션 목록과 이미지, 평론가와 기증자 인터뷰 등이 수록됐다. 책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연구센터·디지털정보실·도서실을 비롯한 전국 각 도서관과 미술관 등 주요 기관에서 열람할 수 있다.
김민기자 kimmin@donga.com